LA 다저스가 창단 최초로 월드시리즈(WS) 2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다저스의 WS 4승 중 3승을 책임진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다저스는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WS(7전 4승제) 7차전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5대 4로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4승 3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구단 통산 9번째 WS 챔피언에 올랐다. MLB에서 WS를 연속 제패한 팀이 나온 건 뉴욕 양키스의 3연패(1998~2000년) 이후 25년 만이다.
야마모토는 이날 9회말 4-4 동점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2⅔이닝 무실점을 기록, 시리즈 3승째를 수확했다. 지난달 26일 2차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를 펼친 야마모토는 6이닝 1실점을 올린 전날 6차전에 이어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보여줬다. 단일 WS에서 3승 투수가 나온 건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랜디 존슨 이후 처음이다.
야마모토는 “불펜에 가기 전까지 오늘 밤 투구를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지만 그렇게 해서 기쁘다”며 “제가 해야 할 모든 일을 했다. 이 팀원들과 함께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야마모토는 WS 3경기에서 17⅔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선발로 나선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가 3회말 선제 3점포를 허용하며 끌려갔다. 오타니는 2⅓이닝 5피안타 3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다저스의 반격은 3-4로 뒤진 9회초 시작됐다. 미구엘 로하스가 토론토 마무리 제프 호프먼에게 동점 솔로포를 뺏어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이끌었다. 역전을 일궈낸 것도 대포 한 방이었다. 다저스는 11회초 윌 스미스가 토론토 투수 셰인 비버를 상대로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시리즈 내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다저스 김혜성은 극적으로 WS 데뷔전을 치렀다. 김혜성은 연장 11회말 2루 대수비로 출전해 그라운드에서 첫 우승의 순간을 만끽했다. 김혜성은 WS 우승 반지를 낀 역대 두 번째 한국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병현(은퇴)이 2001년 애리조나와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두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선수들이 이보다 더 자랑스러웠던 적은 없다. 나는 모든 선수를 신뢰하고, 그들도 나를 신뢰한다”며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인내한 덕분에 연속 챔피언이 됐다”며 기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