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 학살을 용인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막기 위해 군사력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 살해를 계속 허용한다면 미국은 나이지리아에 모든 구호와 지원을 즉각 중단할 것”이라며 “이런 끔찍한 잔혹 행위를 저지르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이 망신스러운 나라에 ‘총을 쏘며’(guns-a-blazing) 들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이로써 국방부에 가능한 행동을 준비하라고 지시한다. 우리가 공격한다면 그건 우리 소중한 기독교인들을 공격한 테러리스트 깡패들처럼 빠르고, 사납고, 달콤할 것”이라며 “나이지리아 정부는 신속히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기독교는 나이지리아에서 실존적 위협을 맞이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기독교인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이지리아를 종교의 자유 침해 우려가 심각한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우려국 지정에 대해 볼라 아흐메드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는 종교적 박해를 반대하며, 이를 부추기지 않는다. 나이지리아는 헌법에 모든 신앙을 가진 시민들을 보호하는 조항이 있는 나라다”라고 말했다.
이어 티누부 대통령은 나이지리아에 종교의 자유가 없다는 것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평가”라며 “종교적 자유와 관용은 우리 집단 정체성의 핵심 요소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2억2000만의 나이지리아는 종교인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무슬림과 기독교인의 비율은 대략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기독교 데이터베이스(WCD)가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인구 중 기독교인은 46.3%, 무슬림은 46.2%, ‘민족 종교들’을 믿는 이들이 7.2%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보코 하람 등 극단주의 반군이 준동하면서 신봉하는 종교와 상관없이 많은 시민이 살해당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을 비롯해 나이지리아 북부의 무슬림 주민들 역시 무장집단 공격으로 희생되고 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