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했을 때 대만 대표와 회담을 가진 것에 대해 “일본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지도자가 APEC 회의 기간 고집스레 대만 당국 인사와 만났다”며 “소셜미디어에 크게 선전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대 정치문건 정신,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1일 APEC에서 대만 대표로 참석한 린신이 총통부 선임고문과 회담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린 고문과 악수하는 사진을 엑스에 올리며 “일·대만 간의 실무 협력이 더 깊어지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대만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가 린 고문에게 “대만의 국제기구 유의미한 참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소셜미디어에 이를 크게 공개한 행위는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극히 악질적인 행동”이라며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결코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의 이 같은 비난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달 31일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침략에 대한 반성’과 인권 문제, 대만 문제 등 서로에게 민감한 화두를 던지며 입장차를 확인한 가운데 나왔다.
시 주석은 당시 30분간의 회담에서 “중·일 전략적 호혜 관계를 추진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역사·대만 등 중대한 문제에 대한 ‘4대 정치문건’을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4대 정치문건은 1972년 양국 수교 때 발표한 ‘중·일 공동성명’과 197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1998년 ‘중·일 평화와 발전의 우호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노력을 위한 공동선언’, 2008년 ‘중·일 전략적 호혜 관계 전면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을 뜻한다. 이 문건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주권·영토 완전성 상호 존중, 패권 추구 반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