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통신] 우승후보의 4강 탈락…‘룰러’ 박재혁의 심경

입력 2025-11-01 20:48 수정 2025-11-01 20:56
라이엇 게임즈 제공

젠지 ‘룰러’ 박재혁이 LoL 월드 챔피언십 4강에서 탈락한 심경을 밝혔다.

젠지는 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월드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KT 롤스터에 1대 3으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대회에서 탈락이 확정됐다.

우승 후보의 이른 퇴장이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e스포츠 월드컵(EWC),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연달아 우승했던 젠지는 피날레라고 할 수 있는 월드 챔피언십의 결승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로 2025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상대인 KT는 무서운 복병으로 평가받았지만, 젠지보다 한 수 아래 전력으로 여겨졌던 팀이기에 이날 패배가 더욱 뼈 아프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박재혁은 혼란스러운 심경을 토로했다. 다음은 경기 직후 그와 진행한 짧은 일문일답.

-오늘 패배로 2025시즌이 끝났습니다. 오늘 경기를 총평한다면요.
“잘 모르겠어요. 아쉬운 판들도 있고요. 첫 세트를 진 게 많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뼈 아팠어요. 상대가 초반에 드래곤을 쌓는 걸 다 같이 생각해놓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많이 준비했는데 잘 안 된 것 같아요.”

-얘기한 대로 시리즈 내내 KT의 빠른 드래곤 사냥 후 템포 게임에 휘둘렸습니다.
“첫 세트부터 복기해보면, 첫 드래곤은 초반에 불리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제 생각에는 승기를 잡았던 것 같은데 너무 싸움을 못했던 거 같아요. 드래곤 한타 때 너무 이상하게 싸워서 드래곤을 내주는 장면이 좀 많았어요. 3세트는 우선 밴픽이 너무 안 됐어요. 주도권이 없어서 게임이 많이 어려웠던 거 같아요. 4세트는 잘 모르겠네요. 앞으로 진출하기가 어려웠던 거 같습니다.”

-3세트 밴픽에서 아쉬움이 있었나요.
“서포터 픽이 많이 빠진 상황에서 상대 팀에 룰루가 들어가니까 게임을 하기가 막막하단 인상을 받았어요. 상대는 리치도 길고 이니시에이팅도 되는데 젠지는 그에 상응하는 게 없었어요. 그래서 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2025시즌을 돌아본다면, 어떤 해로 남을까요.
“2023년처럼 빠짐없이 모든 대회에 나갔어요. 그때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많이 웃었죠. 그런데 그때도 월즈 준결승전에서 1대 3으로 졌거든요. 이번에도 같은 스코어로 지니까 참 어렵네요. 매년 똑같은 레퍼토리로 대회가 끝나니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변화를 줘야 할지 당장은 모르겠습니다.”

-젠지 팬들에게 올해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까요.
“이런 레퍼토리여서 팬분들에게 어떻게 말을 전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힘드네요.…그래도 다음에 이런 기회가 온다면 열심히 해야죠. 그냥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저희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팬분들께서도 꺾이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상하이=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