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北과 대화재개 위한 한·중 전략적 소통 강화 기대”

입력 2025-11-01 15:56 수정 2025-11-02 14:26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1일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국 측과 소통을 심화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해 중·한 전략적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 발전을 추진하면서 지역의 평화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며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시 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역내 안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이어 “최근 중국과 북한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대북 관여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시 주석 방한을 두고는 “지난 6월 통화를 한 뒤로 직접 만나 뵙기를 참으로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에 국빈으로 방한해 주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2009년 방문하셨던 경주에서 뵙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방문이어서 더욱 뜻깊다”며 “과거 APEC은 한·중 수교를 촉진하는 소통의 플랫폼 역할을 했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성숙하게 발전시킬 협력 플랫폼으로 APEC을 활용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 분야 교류에 대한 언급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지난 30여년간 한·중 양국이 발전시켜 온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는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한·중 간 경제협력은 수직적인 분업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대 흐름에 맞춰 양국 관계도 호혜적 구조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은 지방에서부터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국가 지도자로 성장한 공통점이 있다”며 “(이 같은 경험이) 양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나갈 좋은 토대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시 주석은 양국 관계를 ‘가까운 이웃’으로 규정하며 한국과의 관계를 발전하는 데 힘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중요하고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며 “수교 이래 양국이 사회 제도와 이데올로기 차이를 뛰어넘어 각 분야 교류와 협력을 추진함으로써 서로의 성공을 도와주면서 공동번영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 발전을 추진하는 것이 언제나 양국 국민 이익에 부합하고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선택”이라며 “중국은 중·한관계를 중시하고 대한국 정책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 주석은 “이 대통령 초청에 응해 11년 만에 다시 국빈 방한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지난 6월 이 대통령의 당선 이후 우리는 여러 방식으로 소통하면서 중한(관계의) 안정적 출발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저와 중국 대표단 환영을 위한 준비에 사의를 표한다"며 "한국의 APEC 성공적 개최를 축하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정상회담이 열리는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 앞에서 시 주석을 직접 맞이했다.

양 정상은 웃으며 악수하고는 건물 안으로 함께 들어섰다.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공식 환영식에선 의장대 사열, 애국가 연주, 양국 참모들과의 상견례 등이 차례로 열렸다.

친교를 다지기 위한 시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국빈 자격으로 방한한 시 주석을 위해 본비자 나무로 제작된 바둑판과 나전칠기 자개 원형쟁반을 선물로 준비했다.

대통령실은 “바둑판은 양 정상이 모두 바둑을 좋아한다는 점과 11년 전 시 주석 방한 시 우리 측이 바둑알을 선물했다는 점을 고려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형쟁반은 오래 이어져 온 한·중 간 우호 관계를 지속 계승·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