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시진핑 자료실 설치와 폐지 문제는 서울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28일 밝혔다.
시진핑 자료실은 서울대가 2015년 10월 중앙도서관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도서와 영상자료 등 1만여점을 기증받아 만든 공간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샤프 파워’(회유, 협박, 여론 조작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로 규정하며 폐쇄를 촉구해왔다.
유 총장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울대 중앙도서관 내 시진핑 자료실을 폐쇄해야 한단 국회 청원이 4만7000건을 넘었다’는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조 의원이 ‘서울대 위상답지 않다. 정리할 생각이 없나’라며 묻자, 유 총장은 “국가 간 관계이기도 하고 여러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총장은 “(시진핑 자료실을 두고) 정치적인 선전·선동이 있는 것에 대해 상당한 우려가 있다”며 “학내 의견도 다양하지만, 관계 정부와의 논의도 같이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 총장은 이어 “저희가 기증받은 자료를 열람하진 않고 분류한 뒤 연구자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은 중어중문학과와 협의해 공유하고 있다”면서 “중국 연구자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자료로 활용할 기회로 삼고 있다”고 부연했다.
유 총장은 서울대 내 성 비위 관련 징계 수위가 약하단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엔 “징계 형평성과 적정성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이던 A씨는 2021년 10월 평소 알고 지내던 여학생 기숙사 방 카드키를 복제해 무단 침입하려다 적발됐다.
A씨는 또 2023년 동료 여학생에게 케타민으로 추정되는 약물을 사용하려 했단 내용으로 신고를 당했지만 유기정학 3개월 처분만 받았다.
A씨는 서울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올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해 대형 세무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