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가 신앙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기감 제36회 총회가 30일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김정석 목사)에서 개회했다. 총회에서는 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정책을 논의하고 교단 수장인 감독회장의 취임식이 진행된다.
올해 기감 총회는 ‘희망 도약 동행 새로운 감리교회 하나 된 감리교회’를 주제로 열렸으며, 특히 기후 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3R 캠페인을 전개해 주목받았다. 3R은 Reduce(줄이고), Reuse(재사용하고), Revival(창조세계 부흥)의 약자다. 총회 자료집 인쇄를 줄이고 대부분을 전자문서로 제작했으며, 총회 명찰과 볼펜도 친환경 소재로 제작했다. 아울러 총대들에게는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사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기감은 격년제로 입법의회와 행정총회를 번갈아 개최한다. 올해는 행정총회로 각 분과위원회가 보고한 내용을 토대로 정책을 논의한다. 사회농어촌환경부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교회다움을 실천하기 위해 ‘사회선교사 제도’와 ‘창조 질서 보존’ 사역을 제안했다. 기감은 1930년 제1회 총회에서 사회신경을 채택한 이래 이를 신앙 실천의 목표로 삼아왔다.
사회농어촌환경부는 “기감의 교세가 급격히 줄어든 배경에는 교단이 과거보다 사회적 아픔에 공감하거나 소통하지 못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사회선교사는 한국 사회의 아픔과 갈등의 현장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고 목회적 돌봄을 통해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선교사”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교회에서 사회선교사 제도를 시행 중인 교단으로는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있다.
사회농어촌환경부는 교단 차원의 탄소 중립 캠페인을 실천할 구체적 방안 논의도 요청했다. 기감은 2022년 제35회 총회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40년까지 교회 내 모든 에너지와 물자의 탄소 중립을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국내선교부는 교단 차원에서 직면한 ‘인구 절벽’과 ‘교세 감소’라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할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국내선교부는 2010년 약 159만 명에서 2024년 약 114만 명으로 감소한 기감의 교세를 설명하며, 청장년층의 가정 내 신앙 전수와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가정 예배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노년 성도에 대한 돌봄과 역할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한국교회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반동성애 대응과 관련한 논의도 다룬다. 이단대책위원회는 퀴어 신학에 대한 교단적 대응을 재확인했다. 기감은 제34회 총회에서 이단대책위원회를 통해 퀴어 신학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이번 총회에서는 퀴어 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하는 내용이 보고됐다. 이번 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결의되면 퀴어 신학은 기감의 공식 이단으로 확정된다.
한편 30일 기감 총회는 제36회 총회 현장에서 ‘제1회 자랑스러운 사회봉사대상’을 시상했다. 대상에 해당하는 스크랜턴상은 남부연회 벧엘의집(원용철 목사)이 수상했다. 이철 목사는 “기관은 존 웨슬리의 사회구성원 정신을 계승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했다”며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이밖에 충북연회 희망봉사단(단장 박정민 감독)이 헐버트상을, 경기연회 오산지방회 오산교회(부경환 목사)가 캠벨상을 받았다.
글·사진=손동준 박윤서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