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 가장 높은 예치금 이용료율을 자랑해온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이용료율을 인하했다. 매년 약 13억원으로 추산되는 이용료 대비 투자자 유인 효과는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이달부터 고객 예치금 이용료율을 연 2.5%에서 2.1%로 낮추기로 했다. 예치금은 투자자들이 거래소에 맡긴 원화로, 이용료율은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일종의 이자다. 코빗 관계자는 “영업 현황과 자금 상황을 고려해 이용료율을 재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는 투자자에게 예치금 이용료를 의무적으로 지급하게 됐다. 법 시행 직후 업계에서는 ‘업계 최고’ 이용료율 타이틀을 놓고 경쟁도 극심했다. 이 과정에서 빗썸이 이용료율을 4%로 올리겠다고 공지했다가 곧바로 철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업계 1위 타이틀은 코빗이 차지했다. 코빗은 시장 점유율 1위인 업비트(2.1%)는 물론 빗썸(2.2%), 코인원(2.3%), 고팍스(1.3%)등 경쟁 거래소에 비교해 높은 이용료율을 앞세워 홍보해왔지만, 이달부터 한발 뒤로 물러났다.
코빗이 연 2.5%의 예치금 이용료율을 유지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은 연간 약 13억원으로 추산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실이 공개한 코빗 예치금 이용료 자료에 따르면 코빗은 지난 8월 예치금 이용료로 이용자 16만4449명에게 총 1억906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치금 이용료율을 높여 얻을 수 있는 시장 관심은 이미 끝난 것으로 판단하고 이제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이용료율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광수 장은현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