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접하는 미 인구 늘고 있다…기독교인 58%“교회가 다뤄주길”

입력 2024-09-30 16:09 수정 2024-09-30 16:10
게티이미지뱅크

음란물(포르노)을 접하는 미국 성인의 비율이 2015년에 비해 6% 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한편 목회자와 교회가 음란물이 사람의 감정과 관계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보다 잘 이해하고 음란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지원 및 격려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독교 여론조사기관인 바나그룹은 퓨어디자이어미니스트리와 지난 24일(현지시간) ‘포르노 현상 너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미국 성인 2976명과 기독교 청년 지도자 205명 개신교 목회자 462명 등 미 기독교인 667명을 대상으로 한다. 조사 결과 미국 성인 61%가 음란물을 본다고 보고했다. 2015년 조사해 2016년 4월 발간된 동일 조사 결과(55%)에 비해 약 6%p 오른 수치다.

눈 여겨볼 점은 ‘음란물을 정기적으로 시청한다’고 응답한 기독교인과 ‘정기적인 음란물 시청이 건강한 성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한 기독교인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기독교인 중 절반 이상(54%)이 음란물을 본다고 답변했다. 또 기독교인 62%는 ‘정기적인 음란물 시청이 건강한 성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전체 미국 성인의 조사 결과(66%)와 4%p 차이로 유사한 결과다.

미 목회자 중 ‘음란물을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한 비율도 2015년(57%)과 비교해 67%로 10%p 증가했다. 목회자 5명 중 1명(18%)은 현재 ‘현재 음란물 시청과 관련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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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음란물 시청은 배우자와의 친밀감, 신뢰 관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응답자 중 44%는 ‘배우자가 (음란물을 시청하면) 더 이상 나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불안감을 표출했다.

퓨어디자이어미니스트리 관계자는 “포르노를 정기적으로 보는 이일수록 배우자 등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에 악영향이 있는 것은 물론, 정신적 및 감정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면서 “포르노를 정기적으로 사용한 응답자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더욱 자주 불안해하고 자기비판적이며 쉽게 압도된 기분과 우울감을 느낀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교회가 음란물 관련 교육 및 상담에 앞장서주길 바란다는 요청도 나오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기독교인 중 58%는 ‘교회가 음란물 시청 등에 대해 다뤄주길 바란다’며 ‘음란물 중독 관련 상담 및 치유 프로그램’(48%) ‘도덕적 가치를 강조하는 건전한 토론 촉구’(41%)를 제시했다.

많은 기독교인이 음란물 관련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반면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 음란물 시청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독교인은 10%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비단 미국교회만의 일이 아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지난해 발표한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뇌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성장기 청소년도 무분별하게 음란물을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음란물 이용률은 2018년 39%에서 2022년 48%로 9%p가 증가한 한편, 초등학생은 2018년 20%에서 2022년 40%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