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0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1시간30분가량 비공개로 만나 조언과 덕담을 주고받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과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용산 대통령실에서 ‘삼겹살 회동’을 한 지 6일 만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과거 검찰에서 함께 일하던 시절을 이야기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했다고 한다. 당직 인선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진 않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30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30분가량 만났다고 밝혔다. 둘의 회동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회동은 당초 예정됐던 1시간을 넘어 길어졌고, 이에 예정된 점심 일정까지 미뤄야 할 정도가 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은 국민의힘 측에서 먼저 요청한 결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당대표가 됐으니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폭넓게 한 대표의 사람으로 만들라”는 조언을 건넸다고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조직의 취약점을 강화해서 조직을 잘 이끌고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는 취지로도 조언을 건넸다. 이에 한 대표는 “대통령의 걱정이 없도록 잘 해 내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대화 과정에서는 당내 주요 현안인 당직 개편과 관련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인선에 대해서는 “당대표가 알아서 하시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인선이 마무리되고 지도부가 정리되면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하자”며 다음 모임을 기약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법조계에서 함께했던 경험으로 대화를 시작했으며 대화 분위기는 내내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이 만남 자체가 당정 협력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회동에 대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실질적인 대화였다”며 “앞으로도 만남이 지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 직전 김건희 여사의 일정을 공적으로 관리할 ‘제2부속실’ 설치 착수 사실을 공개했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