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발생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온라인에서 여러 음모론이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음모론이 확산하는 것은 정보 생태계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19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강타한 ‘MS발 먹통 장애’로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음모론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의 IT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보안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 윈도와 충돌을 일으켰다. MS 클라우드 서비스에 차질이 생기면서 컴퓨터 화면이 갑자기 파랗게 변하는 ‘죽음의 블루스크린’(BSOD·Blue Screen Of Death) 현상이 나타났다. 주요 시스템이 멈추면서 전 세계의 항공, 통신, 금융 서비스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마비됐다.
이에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에서는 세계 3차대전이 임박했다는 주장부터 글로벌 엘리트와 사이버 공격을 연관 짓는 음모론까지 확산했다.
특히 SNS 엑스(X·옛 트위터)에는 세계가 사악한 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등의 근거 없는 글들이 쏟아졌다. 한 엑스 사용자는 “3차 대전은 사이버전이 될 거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며 이번 사안과 전쟁을 연관 지었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사이버 공격을 모의했다는 루머도 퍼졌다.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의 유명 인사들이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민간회의다. 인터넷상에 올라온 게시물들은 이런 루머를 신빙성 있어 보이게 하기 위해 과거 WEF가 사이버 공격의 가능성을 경고하며 웹사이트에 올렸던 영상을 링크로 걸기도 했다.
허위 정보 모니터링 플랫폼인 ‘사이아브라’의 부사장은 “정전과 같은 주요 사건을 계기로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은 정보 생태계의 불안정한 본성을 보여주는 슬픈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사건의 독특한 점은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메시지 앱 등이 사안을 신속히 퍼트리고 이론들이 영향력을 얻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의 글로벌 허위 정보 연구소 마이클 모서 이사는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감소해 사람들이 진짜 사실보다는 ‘사실일 수밖에 없다’는 황당한 음모론을 더 쉽게 믿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편 조지 커츠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날 결함을 인정하고 “보안 사고나 사이버 공격은 아니다”라며 “문제에 대한 수정 사항이 배포됐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