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쿠바 외교관계 수립에 따른 후속 조치로 다음 달 쿠바에 주쿠바대사관 개설을 위한 인력을 파견한다. 쿠바 내 공관(公館) 설치가 이뤄져 양국 정부 차원의 접촉 창구가 상설화되면, 우리 기업의 진출이 용이해지고 쿠바 내 한국인의 안전 관리가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쿠바 측의 방한 이후 한국 측도 6월 중 쿠바 아바나에 대사관 설치와 관련한 업무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정부 팀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양국 간 외교관계 수립에 따른 가시적 성과가 곧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쿠바 측은 지난 12일 마리오 알주가라이 로드리게스 주중국 쿠바대사관 공사참사관을 한국에 보내 주한 쿠바대사관 개설을 협의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쿠바대사관 개설과 관련한 우리 측 파견과 관련해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난 2월 쿠바와의 수교 이후 공관 개설을 위해 양국이 협의해 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쿠바와 외교관계를 맺은 뒤 양국의 구체적 협력 기반 발굴을 위한 첫 과제로 상주 공관의 개설을 꼽아 왔다. 정부는 쿠바가 사회주의 국가이므로 일단 민간보다는 정부의 역할이 수교 초기 경제협력을 위해 중요하다고 본다.
정부는 상주 공관이 개설되면 미개척 시장인 쿠바와의 교역이 본격적으로 증대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쿠바는 2차전지 생산에 필요한 니켈과 코발트의 주요 매장지고, 광물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할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쿠바와의 외교수립은 1년 넘게 세심하게 챙긴 결과”라고 말했다.
주쿠바대사관 등 공관이 개설되면 동포, 주재원, 한국인 관광객에 대한 안전 지원 등 조력도 체계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수교 이후 한국인의 쿠바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쿠바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연 1만4000명 수준이었다. 쿠바 내 공관은 한국어 보급 활동 등 다양한 공공·문화 외교의 통로 역할도 맡을 예정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