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데려가지 않아도 스스로 교회에 갈까’ ‘대학에 들어가면 기독교 신앙을 포기하진 않을까’…. 10대 자녀를 둔 기독교인 부모가 적잖게 하는 염려다. 자신의 신앙을 자녀에게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기독교인 부모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녀를 양육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고 믿는다.(엡 6:4) 부모의 신앙이 자녀 자신의 믿음으로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복음연합(TGC)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이에 도움이 되는 글을 소개했다. 청소년 사역을 경험한 스티브 잇몬 목사가 제시한 ‘10대 자녀의 신앙을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일’ 4가지다.
잇몬 목사의 첫 번째 조언은 ‘부모의 역할을 알라’는 것이다. 부모가 강요한다고 자녀의 신앙이 성장하는 건 아니다. 그는 자녀의 신앙에 있어 부모의 역할은 “심고 물을 주는 것 그 이상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신앙을 자라게 하는 이는 오직 하나님이라는 것이다.(고전 3:6) 잇몬 목사는 “이런 입장이 일견 운명론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실은 부모를 해방하는 진실”이라며 “10대 자녀를 징계하는 게 불필요하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마음의 변화를 끌어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독 부모의 역할은 자녀에게 그리스도의 은혜와 자비를 가르친 뒤 성령께서 자녀에게 행할 일을 신뢰하는 것”이라며 “부모의 어떤 조치보다 강력한 건 자녀가 주님의 은혜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조언은 ‘부모 자신의 믿음을 돌아보는 것’이다. 그는 이를 스마트폰 사용에 비유했다. 잇몬 목사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면서도 정작 부모 자신은 이를 손에서 내려놓지 않는 경우가 적잖다. 성경 읽기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라며 “부모가 믿음이 없는데 어떻게 자녀의 신앙생활에 조언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세 번째는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라’다. 자녀의 신앙 성장을 위해선 기독교에 대한 여러 관점을 두고 토론하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어떤 주제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이 있더라도 다른 편의 주장 역시 자녀가 접할 수 있도록 도우라”며 “설령 복음에 대해 반대되는 관점일지라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서로 다른 주장을 이해하는 복잡한 과정이 자녀가 자신의 믿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라’다. 10대 자녀가 기독교 신앙에 대해 난해한 질문을 던지면 부모 대부분은 당황하기 마련이다. 이때 잇몬 목사가 제시하는 방법은 “모르겠다고 솔직히 말한 뒤 함께 답을 찾아가라”는 것이다. 신앙에 회의심을 품고 질문을 던지는 자체가 믿음으로 나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 그는 “자녀가 하나님을 따를 것이라 믿고 부모의 통제권을 포기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성령은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죽음에서 생명으로 인도할 능력도 있음을 신뢰하자”고 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