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국내 금융지주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 돌입했다. 분기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KB금융을 비롯한 4대 금융지주는 실적 선방이 예상된다. 반면 BNK·DGB·JB금융 등 3대 지방 금융지주는 지방 경기 악화 속에 1분기에 이어 2분기 성적도 부진할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을 시작으로 26일 JB금융지주, 27일 BNK금융·하나·신한·우리, 28일 DGB금융 등 국내 금융지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KB·하나·신한·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의 2분기 영업이익 합계 추정치는 5조990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9% 오른 수준이다.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4조3564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718억원) 대비 0.3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4대 금융은 앞서 1분기에도 합산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6.8% 증가한 4조8991억원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먼저 뚜껑을 연 KB금융의 실적은 예상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했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991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1조2099억원) 대비 2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증권사 전망치 평균(1조3368억원)을 12.1% 웃돈 수치다. 이로써 KB금융은 1분기(1조4976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최대 분기 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신한금융으로부터 재탈환한 ‘리딩금융’ 지위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지주 중엔 하나금융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하나금융의 2분기 순이익 평균 전망치는 95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251억원) 대비 15.3% 오른 수준이다. 반면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2% 감소한 1조2382억원, 우리금융은 10% 감소한 8302억원으로 추정됐다.
3대 지방 금융지주는 2분기에도 주춤한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이들 지주의 합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49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지주사별로 보면 BNK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220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DGB금융도 1233억원에서 1209억원으로 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JB금융지주 순이익은 1532억원에서 1566억원으로 소폭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지방 금융지주의 실적 부진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과 보수적인 대출 취급 등으로 인해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진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은행은 자산 규모, 신용도 등에서 시중은행과 차이가 있어 상대적으로 조달금리가 높다. 이에 금리 동결 시기 NIM 감소 폭이 더 크다. 같은 돈을 굴리더라도 수익이 적게 난다는 뜻이다. KB증권은 2분기 BNK금융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합산 NIM이 전분기 대비 0.09% 포인트, DGB금융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NIM은 0.07% 포인트, JB금융지주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합산 NIM은 0.18%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방은행들은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혹은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NIM 하락 폭이 시중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