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 이후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 떠나는 여객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노선 다각화 등으로 수익 향상을 노리는 LCC업계가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 1분기 35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75억원)보다 422%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49억원, 순이익은 600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제주항공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 2994억원보다 41% 늘어난 422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707억원으로 지난 분기(187억원)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제주항공은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에서 기존 최대 실적을 모두 넘어섰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티웨이항공은 매출 3588억원, 영업이익 8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배 가까이 늘었고, 영업이익은 16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에어부산도 1분기 매출 2131억원, 영업이익 478억원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에어부산도 2019년 1월 이후 16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엔데믹 전환 이후 해외 여행객의 급증이 역대급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1분기 국적 항공사 국제선 여객 수는 987만7577명으로 지난해 1분기(61만9204명)보다 16배 늘었다. 이 가운데 LCC 이용객은 약 541만명(54.8%)였다.
하지만 1분기의 고공행진이 2분기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항공업계에서 2분기는 학생들의 개학·개강 시기이고 여름 성수기 휴가철 등 장기 휴가 시즌이 있는 시기도 아니어서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불려왔다. 다만 리오프닝 효과가 이어지고 있으므로 수익 방어는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여행 수요는 주춤하기보다 계속 증가하는 분위기”라며 “통상의 2분기보다는 기대감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