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보조금 대상 16개 확정…현대·기아 제외

입력 2023-04-18 06:26 수정 2023-04-18 10:51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보조금을 일부 혹은 전액 받을 수 있는 16개 전기차(하위 모델 포함 22개) 대상 차종이 확정됐다. 북미산 조립 요건 외에 배터리 및 광물 요건도 모두 충족해야 해 대상 차종은 지난해 대비 크게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 등 해외 기종은 모두 제외됐다.

미 재무부는 17일(현지시간)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로 테슬라, 쉐보레, 크라이슬러, 포드, 지프, 링컨, 캐딜락 등 7개 브랜드의 22개 차종을 확정해 발표했다. 테슬라의 경우 모델 3와 Y 등이, 쉐보레는 볼트, 실버라도 등 4개 차종이 모두 7500달러 지원금 대상으로 포함됐다. 모두 미국 제조사 차량이다.

한국, 일본, 독일의 제조사 차량은 모두 빠졌다. 지난해까지 보조금을 받았던 현대 제네시스 GV70과 닛산 리프S, 볼보 S60 등 19개 차종이 제외됐다. 미국 브랜드 중에선 리비안이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IRA는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31일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하면 3750달러, 미국이나 FTA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을 40% 이상 사용하면 3750달러를 지급하는 추가 규정을 발표했다. 미국은 당시 FTA 체결국에서 가공한 양극재·음극재를 사용해도 보조금 요건을 충족도록 해 한국 배터리 제조사의 피해는 최소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되는 현대차 GV70의 경우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이번에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북미에 공장을 운영 중인 닛산도 배터리 요건 등을 맞추지 못했다.

현대차는 성명을 통해 “IRA 핵심 규정을 활용해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인 전기차와 배터리 합작 공장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GV70 배터리를 북미산으로 교체하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조금 지급 세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리스 차량 시장에 대한 점유율을 높여 혜택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2030년까지 신규 판매 자동차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 및 공공 부문 전기차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우버 등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가 동참했다.

백악관은 “미국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제조업 부흥을 위한 ‘인베스트 아메리카’ 대책의 일환”이라며 “IRA의 전기차 보조금 조항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이 활성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지난 14일까지 모두 200개 이상의 기업이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지원금 신청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