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홀 완주, 9개월만의 컷 통과’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가 약 7개월 만에 치른 공식 대회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냈다.
우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CC(파71·7322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잡았으나 보기 5개를 쏟아내 2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1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우즈는 공동 45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가 공식 대회에 출전한 것은 지난해 7월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 이후 7개월 만이었다.
그는 2021년 2월 이 대회에 출전했다가 교통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이후 치료 및 재활에 전념한 우즈는 지난해에는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 디오픈 등 메이저 대회에만 세 차례 출전했다.
우즈는 이 대회 첫날 2언더파를 쳐 순탄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튿날 3타를 잃어 간신히 턱걸이로 컷을 통과했다. 전날 3라운드에서는 전성기 때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파5홀 투온 이글 등을 앞세워 4타를 줄여 공동 58위였던 순위를 공동 26위로 반등시킨 것.
그러면서 내심 ‘톱10’ 입상도 기대됐다. 그 또한 3라운드를 마친 뒤 “우승과는 거리가 먼 스코어지만 마지막날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니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즈는 최종 라운드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붉은색 상의에 검정 하의를 입고 운집한 갤러리 앞에 섰다. 1번홀(파4)을 기분 좋은 버디로 출발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5번홀(파4) 페어웨이에서 친 두 번째 샷이 짧아 공을 그린에 올리지 못해 보기를 범하면서 삐긋거리기 시작했다. 이후 8번과 9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상승 동력을 잃었다.
13번홀(파4)과 16번홀(파3)에서는 그의 본능인 클러치샷 능력을 보였다. 13번홀에서는 9m 가량의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2번홀(파4)에서 잃은 타수를 만회했다. 16번홀에서는 티샷을 홀 2m 지점에 떨궈 버디를 잡아 15번홀 보기를 만회했다.
우즈는 이날 아이언의 그린 적중률이 50%로 떨어진 것을 제외하곤 다른 데이터는 나쁘지 않았다. 드라이버샷은 최대 비거리 329야드를 보냈다. 퍼트 수도 27개로 좋았다. 우려했던 체력 저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우즈가 공식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것은 지난해 5월 PGA 챔피언십 이후 이번이 9개월 만이다. 72홀을 모두 소화한 것은 지난해 4월 마스터스(47위)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즈는 올해도 메이저대회 위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일반대회 출전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4월 마스터스 이전에 다른 대회 출전 가능성’을 묻는 말에 우즈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며 3월 다른 대회에 나올 가능성도 제기했다. 3월에 열릴 빅 이벤트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이 있다.
골프위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우즈의 공 스피드나 거리, 정확도 등은 72홀 경기를 소화할 정도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우즈가 여전히 우승을 위한 경쟁을 할 의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