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7400㎞ 밖 한국 지하수 수위도 바꿨다

입력 2023-02-14 11:33 수정 2023-02-14 13:12
지진·지하수 연계 모니터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난 6일(현지시간) 발생한 튀르키예 강진이 7400㎞ 떨어진 우리나라 지반뿐만 아니라 지하수 수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이수형 박사 연구팀이 튀르키예 강진의 본진(규모 7.8)과 여진(규모 7.5) 이후 국내 지하수 관측정 두 곳인 문경과 강릉에서 큰 폭의 지하수 수위 변화가 감지됐다고 14일 밝혔다.

문경 관측정에서는 지하수 수위가 본진 이후 7㎝ 상승했고, 여진 때는 3㎝ 하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 관측정에서는 본진 후 수위가 3㎝ 상승한 것이 탐지됐다.

지하수 수위 분석 자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진이 나면 지진파에 의해 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인 대수층 주변 암석들에 압력이 가해지고, 대수층에서 압축·팽창이 일어나면서 지하수 수위가 상승·하강을 반복하게 된다.

그동안 연구팀은 인도네시아 강진(2010년·규모 7.7), 동일본 대지진(2011년·규모 9.0), 네팔 강진(2015년·규모 7.8)은 물론 9300㎞ 떨어진 뉴질랜드 강진(2021년·규모 7.8) 당시에도 지하수 수위 변화를 관측·연구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면 지하수의 급격한 유동으로 유출과 유입이 불규칙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지하수가 풍부한 대수층이나 방사성폐기물 부지 및 오염 지역 등 지중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지진-지하수 연계 점검을 통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수형 박사는 “강진이 발생하면 수천㎞ 떨어진 곳에도 지각 흔들림뿐만 아니라 지하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지진은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다학제적 지진 기술을 적용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