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을 겨냥해 “대단히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고구마 호박 등을 수확하며 밭일을 하는 일상이 포착됐다.
문 전 대통령은 12일 인스타그램에 김 여사, 비서진과 함께 밭일하는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문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양손 가득 고구마를 든 채 활짝 웃었다. 문 전 대통령이 어른 머리보다 큰 호박을 들고 있는 사진도 있었다.
게시물에는 “수확의 기쁨”이라는 문구와 함께 ‘#밭일에진심’이라는 해시태그가 붙었다. 이 인스타그램 계정은 문 전 대통령을 보좌하는 평산마을 비서실이 운영하고 있다.
이 게시물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카메라에 잡혀 논란이 커지자 문 전 대통령이 “대단히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올라왔다.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8일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 사저를 방문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수의 언론과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과 여러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문 전 대통령이) 현재 감사원의 일련의 행위에 대해 대단히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알려졌다.
전 의원은 자신이 “단순히 감사원 내 몇몇 사람 일탈 수준이 아닐 것이며 정권 차원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이에 문 전 대통령도 동의했다고 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감사원이 서면조사를 통보했을 때도 윤건영 민주당 의원을 통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는 반응을 전한 바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