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토론 거부’에 이재명 “민주주의 안 하겠단 거냐”

입력 2021-12-27 09:57 수정 2021-12-27 10:2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토론 거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자칫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해되기 쉽다"고 비판하면서 자신이 언론사 기자들 앞에 선 채로 발언하고 있는 모습의 흑백 사진을 올렸다. 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토론해봐야 결국 싸움 밖에 안 나온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 “자칫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해되기 쉽다”고 저격했다.

이 후보는 27일 페이스북에 ‘토론의 힘’이라는 글을 올려 윤 후보를 압박했다. 그는 “정치인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리인인 만큼 더더욱 토론을 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믿음”이라며 “토론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고, 사회적인 합의를 끌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권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치인은 들어야 할 의무가 있고, 정치인은 주권자에게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동의를 얻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토론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토론 없이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말이 있다”며 “같은 사안을 두고서도 다양한 견해가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토론은 다수가 동의하는 최선의 결정을 끌어내는 데 매우 강력한 수단”이라고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토론은 한 국가의 민주주의를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라며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가지 않아도, 세종실록에 나오는 우리 선조들의 모습은 왕과 자유롭게 토론하기를 즐겼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평소 토론을 피하지 않는 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저도 중요한 사업 결정을 앞두고 다양한 분들과 토론을 한다”며 “토론을 통해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거나 더 나은 방안을 찾는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성과로 꼽히는 ‘계곡 정비 사업’을 언급했다. 그는 “주민분들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무엇보다 당사자들의 어려움을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 오해가 해소됐다”며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주민들의 어려움을 듣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을 끌어낼 수 있었다. 그 결과 주민 약 99.7%가 자진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한낱 말싸움으로 치부하며 토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자칫,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해되기 쉽다”며 윤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배움이 없는 토론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준비가 됐든 덜 됐든 준비된 만큼 국민과 꾸준히 소통하고 토론하겠다. 그럴 때 우리 사회도 한층 더 도약하게 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양자토론, 결국 싸움 밖에…”
유튜브 '삼프로TV' 캡처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5일 경제분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토론을 하면 또 서로 공격 방어를 하게 되고 자기 생각을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이 후보와의 양자토론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실제 해보니까 자기의 생각을 얘기하고 그거를 우리 시청자들이나 전문가들이 보고 스스로 판단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며 “그런 기회가 많아야 되지, 이게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은 싸움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나라의 공적인 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뽑는데 그 사람의 어떤 사고방식이나 이런 것을 검증해 나가는데, 정책 토론을 많이 한다는 게 별로 그렇게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 16번 했지만, 그 토론 뭐 누가 많이 보셨나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