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반성”하겠단 김건희…배우자 행보 최소화하나

입력 2021-12-27 06:36 수정 2021-12-27 09:43
허위 이력 관련 입장문 발표하는 김건희.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가 2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대중 앞에 처음 나선 자리에서 ‘조용한 반성과 성찰’을 강조해 향후 활동에 관심이 쏠린다.

김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해 자신의 허위이력 논란에 대한 대국민 사과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며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에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또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도 했다.

김씨가 그동안 일부 언론에 노출된 적은 있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대선 주자 윤석열의 아내’로서의 공식 데뷔무대였다.

김씨는 그동안 국민의힘 경선, 선대위 발대식 등 여러 차례 ‘배우자 동반’ 행보가 예상됐던 시기에 일절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았다. 건강 상태 등으로 인해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주로 자택에 머물렀다는 게 윤 후보 측 설명이다.

김씨의 이날 언급으로 비춰볼 때 향후 ‘조용한 행보’ 기조에 따라 ‘내조형 모델’에 무게를 두고 배우자로서의 대외 활동을 최소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윤 후보가 내년 3월 9일 대선에서 당선되더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발언은 “청와대 제2부속실은 불필요하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는 윤 후보의 지난 22일 언급과도 겹친다.

김씨가 기자회견에서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 “결혼 이후 남편이 겪는 모든 고통이 다 저의 탓이라고만 생각된다”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 등의 발언을 쏟아낸 것도 본인이 전면에 나설 경우 윤 후보의 대권 행보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김씨가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더라도 ‘필요한 역할’은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그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김씨의 이날 언급을 향후 행보와 직접 연결 짓는 해석에 대해 윤 후보 측은 “나서서 하진 않을 것이지만, 윤 후보 선거에 도움 되는데 굳이 안 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사업가로서 활동이나 대학 강의 등을 하지 않고, 내조에만 충실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김씨 회견 후 백브리핑에서 “남은 기간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단 말씀은 아니고, ‘영부인 역할을 하시겠다 안 하시겠다’까지는 아니다”라며 “낮은 자세로 임하겠단 취지로 공개 활동을 자제하겠다는 말씀을 한 거고,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로서 공개석상에 나타날 일들은 나름대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수석대변인은 선대위 내 ‘배우자 전담팀’ 구성 논의에 대해서도 “활동 시작이 임박해서 팀이 꾸려질 것”이라고 언급, 어떤 형태로든 배우자로서 활동 개시가 머지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선대위 참모 일부는 김씨에게 후보 배우자로서의 스타일링에 대해 조언도 했다고 한다. 길었던 머리를 단정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에 따라 김씨는 최근 단발로 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