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책상을 떠나, 따뜻한 안방이 아니라 찬 바람 부는 엄혹한 서민의 삶을 직접 체감해보시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의 지역화폐·골목상권 살리기 운동본부 농성 현장을 방문해 “홍남기 부총리가 현장을 보시면 만행에 가까운 예산 편성을 하지 않으셨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금 300만원을 받은들 밀린 월세를 내면 그만이지만, 300만원의 소비쿠폰을 주면 경제순환 효과가 있는 게 분명한데 경제 전문가라는 홍 부총리가 왜 그걸 모르는 것일까 의문을 가져봤다”며 “모르는 게 아니라 이해관계 때문에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닐까. 대형유통기업, 카드사 등이 피해를 보는 지점이 고려될 것 아니냐는 의심에 살짝 동의를 안 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기재부의 예산 권한을 분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탁상행정”이라며 “미국은 백악관에 예산실이 있다. 그런 것을 고려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이 후보는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관련해서는 “최저액이 10만원으로 책정돼 있는데,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소액이라 증액할 필요가 있다”며 “그거 하느라고 신청하고 뭐 하면 화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관계자들에게 “지역화폐는 매우 효율적이고 서민을 위하는 정책”이라며 “작년 액수 복구는 물론이고 30조원으로 늘려주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내년도 지역화폐 관련 예산이 21조원에서 6조원으로 대폭 줄어든 것에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