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 팬미팅도, 뮤직비디오도…콘텐츠 산업은 메타버스로 통한다

입력 2021-08-29 17:01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신곡 '루저러버' 뮤직비디오에 LED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이 적용된 모습. . 비브스튜디오스 제공

콘텐츠 업계가 메타버스에 집중하고 있다. 영상 및 정보기술(IT)이 발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업계와 소비자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3차원의 가상공간을 말한다. 사람들은 메타버스에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 수도 있고,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오는 2025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70억 달러(약 31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의 6배가 넘는 규모다.

이달 초 새 앨범 ‘1/6’으로 돌아온 가수 선미는 제페토와 손잡고 메타버스 세계관 속에서 팬들과 만났다. 2018년 출시된 네이버의 메타버스 서비스 플랫폼 제페토는 전 세계에 3억여 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선미는 자신의 증강현실(AR) 아바타 ‘선미’로 제페토에 접속해 팬들과 깜짝 팬미팅을 가졌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제페토에 드라마 ‘호텔 델루나’ 공간을 마련하고 판매 아이템을 선보였다. 제작사가 가진 지적재산(IP)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확장한 것이다. 제페토에선 드라마에서 화제가 된 장만월(아이유)의 모자와 드레스, 신발, 액세서리 등을 구입할 수 있으며 드라마의 명장면을 구현한 동영상 부스들도 선보였다.

지난달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는 SK텔레콤,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메타버스 심야상영회를 열었다.

미국 디즈니랜드는 AR과 AI(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디즈니랜드 메타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디즈니랜드 메타버스가 만들어지면 이용자들은 가상세계에 등장한 영화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 함께 적과 싸울 수도 있고 가상화폐로 옷 등의 아이템을 구매할 수도 있다.

메타버스 제작과 관련해 콘텐츠 제작사와 솔루션 업체의 투자 및 협업도 활발하다.

버추얼 미디어 플랫폼 기업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지난 6월 경기도 하남에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을 선보였다. 버추얼 프로덕션은 가상환경의 실감형 콘텐츠 기획∙제작과 실시간 시각효과기술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로 차세대 메타버스 제작 솔루션이다.

삼성전자와 손잡은 CJ ENM은 경기도 파주에 약 18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LED 월을 보유한 시작특수효과(VFX) 스튜디오를 짓는다.

콘텐츠 업체 아센디오는 콘텐츠 솔루션 기업 자이언트스텝과 손잡고 네이버 웹툰 원작 블록버스터 영화 ‘하이브’에 VFX를 포함한 시각 및 특수효과 기술을 사용키로 했다.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사 비브스튜디오스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이 소속된 빅히트 뮤직과 손잡았다. 비브스튜디오스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신곡 ‘루저러버’ 뮤직비디오에서 코로나19 탓에 해외 촬영이 어려운 사막 등의 배경을 발광다이오드(LED)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로 구현했다.

업계 관계자는 29일 “콘텐트 제작사의 크리에이티브 역량과 솔루션 업체들의 기술력이 시너지를 내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