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대표 “정상화 계획 있으니 믿고 기다려 달라”

입력 2021-08-14 11:45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결제플랫폼 회사 '머지포인트' 본사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가입자들과 직원 통행로를 확보 중인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머지포인트는 가입자에게 대형마트,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200여개 제휴 브랜드에서 20% 할인 서비스를 무제한 제공하는 플랫폼을 표방해 큰 인기를 끈 애플리케이션으로 최근 포인트 판매를 돌연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거 축소했다. 연합뉴스

‘무제한 20% 할인’으로 인기를 끈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가 지난 11일 서비스를 축소하면서 환불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머지플러스 권남희 대표는 서비스 정상화 계획을 알리며 소비자들의 사무실 점거를 지양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3일 권 대표와의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했다. 권 대표는 매체를 통해 “직원들이 24시간 넘게 물도 음식도 없이 사무실에 갇혀 있다”며 “이용자들이 정상화 될 때까지 믿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머지플러스는 2018년 출시돼 대형마트, 편의점, 제과점, 카페 등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전자화폐이자 결제 플랫폼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액면가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상태다. 이용자만 10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머지플러스가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로 영업해 관련 당국이 수정 가이드를 주면서 포인트 신규 판매가 중단됐다. 포인트 사용처도 200여 곳에서 20여곳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소비자들은 선(先)결제 포인트를 사용하지 못할까봐 불안해하며 본사로 몰려 가 환불을 요구했다.

결국 머지플러스는 지난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환불을 원하는 이용자는 구매가격의 90%를 환불해주겠다’고 공지하며 별도의 환불 페이지를 공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소비자들은 머지플러스 본사를 방문해 환불을 요청했고 온라인에선 환불을 받았다는 인증글이 쏟아지면서 머지플러스 본사는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직원들은 사무실에 갇히기도 했다. 이에 권 대표는 “돈을 떼일까 염려하는 이용자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전날 출근한 직원들이 24시간 동안 물과 음식도 제공받지 못하고 갇혀 있다”고 토로했다.

“여성 직원은 살려달라고 하고 있고 환갑 다 된 직원은 38도 이상 열이 난다고 하는데 119대원도 들어가서 못 데려 나오고 있다”고 한 권 대표는 “대표로서 직원들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제일 힘들다. 직원들의 인권을 최소한 보장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환불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냐는 물음에 권 대표는 “그럴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용자들이 건물 내부로 몰려들면서 전산 작업이 안 돼 환불 절차가 수기(手記)로 돼 속도가 느려질 뿐이라는 취지의 설명이다.

아울러 권 대표는 “지난 13일 오후 8시쯤 공지를 올려 환불은 접수 순으로 순차 처리되며 오프라인 방문 고객들로 인한 업무마비가 환불처리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며 “정상화에 애쓸 수 있도록 오프라인 환불은 어떠한 경우에도 불가한 것으로 결정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