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기 한달 앞둔 이스타…올해 날아오를까

입력 2021-05-31 00:06
뉴시스

파산 위기에 몰렸던 이스타항공이 다음달 안으로 새 주인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생개시 결정 후 100일 만인 지난 14일 예비인수자를 선정하면서 이스타항공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30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공개입찰을 위한 인수의향서(LOI) 접수가 31일 마감된다. 이후엔 일주일간의 예비실사를 거쳐 다음달 14일까지 본입찰을 진행하고 최종 인수자를 결정한다.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은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상당수 기업들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스토킹호스는 사전에 인수의향자를 정해놓고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인수의향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응찰자가 없으면 인수의향자가 최종 인수예정자가 되는 방식이다. 만약 더 나은 조건을 낸 응찰자가 있으면 인수의향자에게 이보다 높은 조건을 제시할지 의사를 물어보고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쪽에 인수 권한을 준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늦어도 6월 말에는 최종 인수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예비인수자를 찾지 못해 파산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던 이스타항공이 예비인수자를 정하는 등 상황이 반전된 데는 크게 2가지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먼저 그간 큰 리스크로 꼽혀온 창업주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최근 구속 기소되면서 ‘오너리스크는 일단락됐다’고 보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또 하나는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백신 접종자는 해외 귀국 시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등 해외여행이 가능해질 준비가 돼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스타항공

이에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AOC)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판단하고 지난 17일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AOC 발급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AOC는 항공사가 인력과 시설, 운항 능력 등 안전운항체계를 갖췄는지 점검하는 것으로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5월부터 AOC의 효력이 중단됐다. 정재섭 관리인은 “AOC 발급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빠르면 9월 말~10월부터는 운항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늦어도 연내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수의향서를 낸 업체들이 실제 입찰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항공업황의 회복 속도와 더불어 2000억원 가까운 채권과 체불임금 등이 이스타항공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여객수요가 코로나19 전으로 회복하려면 2024년은 돼야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또 이스타항공은 직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 700여억원을 체불했고, 1850억원 가량의 채권도 신고돼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에 이스타가 가지고 있던 체불임금과 채무 등 여러 변수들뿐 아니라 회생능력도 봐야하기 때문에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집단 면역이 형성되고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 단거리 노선부터 회복될테니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결국 가장 큰 피해는 근로자들이 보고 있으니 매각이 무사히 성사되면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