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승희 “2030 분노한 불공정·부동산, 대안 내놓겠다”

입력 2021-04-15 17:40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2030세대 여성의 경우 아직도 우리 당에 벽을 갖고 있다”며 “청년들이 분노한 지점은 불공정과 부동산 문제 등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인 대안을 국민의힘이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보 의원은 당내 청년당인 청년의힘 대표를 맡고 있다.

황보 의원은 또 차기 지도부의 조건을 묻는 질문에 “정권교체를 위한 중도 외연 확대를 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지역성을 탈피하고,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이 4·7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건 문재인정부 실정의 반사이익 측면이 강한데, 이 지지세를 이어갈 수 있는 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는 뜻이다.

황보 의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보궐선거 이후 초선 의원들이 ‘특정지역 정당’을 탈피하자고 주장하자 일부 영남 지역 중진들이 발끈한 데 대해 “뜨끔하셨다면 한계를 갖고 계신 것, 중도 표심을 못 잡는 사람이라고 인정하시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다만 자신의 전당대회 도전에 대해서는 일단 선을 그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청년당, 청년 뛰어놀 수 있는 장으로 만들겠다"
-4·7 보궐선거에서 2030세대의 지지에 힘입어 승리했는데,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시는가.

“저희가 잘해서 찍어주신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문재인정권의 무능과 부패, 불공정, 오만, 독선 이런 것에 대한 심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양질의 일자리가 이 정권 지난 4년 동안 195만개가 없어졌다고 한다.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 일자리가 가장 중요하지 않느냐. 또 25번이나 부동산 정책을 바꿔가면서 집값을 잡겠다고 했는데, 잡기는커녕 천정부지로 올라서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꿀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 같은 무능에 국민이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회초리를 들고 브레이크를 건 것으로 본다.”

-국민의힘의 청년 정치인을 키우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유럽 국가를 보면 30대, 40대 총리가 있다. 그분들은 16세 정도부터 정당 활동을 시작하고, 20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정치인 활동을 한다. 20년 이상의 정치 경력을 가지고 30대 중반, 40대 초반에 지도자가 된다. 저희도 그 뿌리를 지금 만들어놔야 한다. 그래서 청년당을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서 제도화하고, 정치에 관심이 있거나 정치를 하고싶은 청년들이 와서 마음껏 토론하고 뛰어놀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 거기서 좋은 정책도 만들고 국민의힘이 잘못하고 있는 걸 2030세대 시각으로 비판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이번 보궐선거에서 청년 유세단이 상당히 화제였는데, 지속적으로 청년토론배틀을 열어서 우승자에게 시·도당 청년 대변인 등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려고 한다.”

-초선들이 차기 지도부에 진입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대선을 위한 최고의 지도부를 꾸린다면 다선도 있어야 하지만, 초선도 있어야 한다. 다선은 다선의 몫이 있고 초선은 초선의 몫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젊은 의원이 지도부에 들어가야 우리에게 돌아선 2030세대의 표심을 계속 가지고 갈 수 있지 않겠느냐. 또 당의 간판을 초선으로 바꾸는 건 가장 혁신적인 전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다선과의 합의는 필요하다. 초선은 간판은 바꿀 수 있겠지만 경험은 부족하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다선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조화롭게 굴러갈 수 없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안철수, 승리에 기여…우리가 좀 양보해도 된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가 다수이고 더 많은 걸 가지고 있으면서, 합당을 위해 국민의당 측에 꼭 무릎을 꿇고 개별 입당하라고 하는 건 좀 치졸하지 않느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선거에서 분명히 도움을 줬다. 우리가 좀 양보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당을 떠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소통에 대한 당내 불만이 있었지만, 광주를 찾아 무릎을 꿇고 과거에 대해 사과하신 점 등이 중도층 지지 확장에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이번 4·7 보궐선거에서 우리 당 출신 후보를 내겠다고 강하게 초기부터 마음을 먹으셨고, 그게 결국 성공했다. 박수를 받으셔야 한다. 서울은 정말 생각보다 대승을 했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은 승리를 이끄신 주역으로 평가해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평가는 직접 겪어본 확신에서 하시는 것 같다. 다만 안 대표가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대선 주자로서의 자질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당원들과 국민이 판단할 수 있는 몫으로 남겨두시면 좋겠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는.

“공론화는 안 됐지만, 초선 의원 각자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 홍 의원께서 입당서를 안 냈다. 일단 입당서를 내야 복당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을 할 수 있다. 과거 우리 당의 대권 주자였고, 당 대표까지 하신 분의 복당을 무슨 명분으로 막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진짜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막을 명분이 있느냐. 다만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홍 의원께서 들어오시는 게 2030세대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까, 과연 이게 득이 될까, 실이 될까 하는 생각은 든다.”

-야권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어떻게 보시는가.

“실제 대통령이 되시려면 정치력을 입증해야 한다. 입증을 위한 그 무대를 국민의힘이 만들어드릴 수 있다. 제3지대에서 입증할 수도 있겠지만, 제1야당인 저희와 함께하시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롤모델은 링컨…통합과 협치의 리더십 필요”
-정치인으로서의 롤모델은.

“지역에서 정치를 같이하면서 많이 배운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김무성 전 의원, 결이 다르신 두 분이지만 장점을 배우려고 많이 노력했다.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정치인은 에이브라함 링컨 미국 대통령이다. 극단의 대립이 있던 시기에 미국 대통령이었다. 우리도 지금 너무 양극화되지 않았느냐. 국민도 분열돼 있다. 미국도 극단의 대립에 남북으로 갈라져 내전이 있었는데, 그 전쟁을 딛고 통합을 이룬 게 링컨 대통령이다. 우리 정치에 필요한 게 링컨과 같은 통합과 협치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구의원부터 시작한 정치인 황보승희의 목표는.

“부산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원도심 지역 가운데 중구와 영도를 맡고 있다. 구의원부터 시작해 거기서 지금 19년차인데, 지역주민들께 손가락질 받지 않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제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싶고, 부산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고 싶다. 중앙정치를 하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조국 사태’였다. 광화문 광장 등에서 양쪽으로 갈라져서 생업을 포기하고 집회하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니까 가슴이 아팠다. 문재인정권이 국민을 편가르기 하는 게 제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 국민 전체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일해야 한다. 그런데 본인을 지지하는 특정 세력에 맞춘 메시지만 내고 있다.”

황보 의원은 1976년 부산 영도구에서 태어났다. 영도여고 졸업 뒤 이화여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황보 의원은 2004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부산 영도구 구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부산시의원 등을 역임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영도구청장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지난해 21대 총선 때 부산 중·영도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이상헌 강보현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