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3명 중 1명은 ‘무증상’

입력 2021-03-27 14:24

해외발(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3명 중 1명이 무증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발열 없이 기침만 호소하는 경증 환자도 전체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중 5분의 1을 넘었다.

질병관리청은 27일 ‘국내 코로나19 주요 변이 바이러스 환자의 임상·역학적 특성’ 보고서를 통해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를 전수 조사한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국내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이달 1일까지 총 162명의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 질병청은 이들 162명의 역학·임상 특성을 분석한 결과 127명(78.4%)은 해외에서, 35명(21.6%)은 국내에서 감염됐다고 전했다. 영국발 변이 환자가 138명(85.2%)으로 가장 많았고, 남아공 18명(11.1%), 브라질 6명(3.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남성은 106명(65.4%), 여성은 56명(34.6%)이었다.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의 평균 연령은 36.4세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30∼39세가 42명(25.9%)으로 가장 많았다. 국적으로 보면 내국인이 105명(64.8%)으로 외국인 57명(35.2%)보다 많았다.

총 162명의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인 100명(61.7%)에게서는 증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은 무증상자가 62명(38.3%)에 달했다. 무증상자를 제외하고 열이 나지 않은 채 기침과 같은 경증 호흡기 증상을 보인다고 호소한 환자는 37명(22.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발열을 동반한 경증 호흡기 증상 호소 환자는 27명(16.7%)이었고, 열만 난 환자 18명(11.1%), 열이 나면서 오한과 복통 등 기타 증상을 보인 환자 8명(4.9%), 기타 증상만 나타난 환자 8명(4.9%), 미각 또는 후각 소실 2명(1.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환자 중 대다수가 호소한 증상은 경미한 편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환자 중 5명은 위중증 단계에 해당했다. 이 가운데 1명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중증 환자는 고유량 산소요법이나 인공호흡기,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 등의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일컫는다.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환자의 위중증 비율은 3.09%였고, 치명률은 0.6%였다.

질병청은 “국내 주요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의 위중증 비율과 치명률을 비교해 보았을 때 기존 코로나19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면서도 “아직 변이 바이러스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지속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이어 “국내 변이 바이러스 유입과 확산을 차단하려면 감시 체계를 강화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변이 바이러스의 특성을 분석해 과학적 근거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