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논란을 빚은 쌍둥이 배구선수 이재영, 이다영 씨를 배구계에서 퇴출 시켜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방송, 광고계에서는 이들이 출연한 영상을 삭제하며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12일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10일 ‘여자배구 선수 학교폭력 사태 진상규명 및 엄정대응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대한민국의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더 이상 체육계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범죄에 대해 지켜볼 수 있을 수 없어 청원하게 되었다”며 “최근 여자 프로배구선수로부터 학교폭력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왔지만 배구연맹은 이를 방관하고 조사나 징계 조차 없다. 이는 단순히 개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체육계의 신뢰와 도덕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구구단과 협회들도 최근 학교 폭력 사실이 드러난 선수들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행했던 것처럼 여자배구 선수들의 학교 폭력이 사실이면 배구연맹은 해당 선수들에 대한 영구제명을 해야 할 것”이라며 두 쌍둥이의 지명 철회나 영구제명 등을 촉구했다.
또 “우리나라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라면 이는 더욱이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며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한 국가 차원에서의 조사가 필요하다. 사과를 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체육계의 국격이 손상된 것은 사실이며 배구연맹과 배구선수들 전체에 대한 이미지에 손실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제대로된 조사와 엄중한 처벌만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E채널 예능 ‘노는 언니’는 지난 11일 이재영, 이다영 자매가 출연한 방송분을 모두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두 선수는 지난해 8월 ‘노는 언니’ 초창기 고정 멤버로 함께 했다. 이후 여자 프로배구 시즌이 시작되자 하차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역시 두 선수가 출연했던 51회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22일 방송된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는 업글(업그레이드) 인간’ 특집에서 배구를 시작한 계기 등을 이야기했다.
채널A 예능 ‘아이콘택트’ 측도 공식 유튜브와 네이버TV 채널, OTT 서비스 티빙에 올라온 이재영-이다영 자매 출연분을 삭제 및 비공개 처리했다.
두 선수가 출연한 자동차회사 광고는 12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비공개 처리됐다. 해당 광고는 두 선수의 출연과 ‘쌍둥이가 타고 있어요’라는 광고 문구로 인기를 끌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과거 이재영, 이다영 선수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글이 올라왔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재영·이다영과 소속 구단 흥국생명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글을 남겼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쌍둥이 자매를 징계하라는 요구가 있는 걸 잘 안다”며 “현재 두 선수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