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1일 코로나19 백신 전국민 무료 접종을 비롯한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제안했다. 안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적 재난인 만큼 국가가 책임지고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미 접종하고 있는 많은 나라가 그렇게 (무료 접종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의사 출신 안 대표가 전공을 살려 코로나19 대책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띄우려는 전략이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 대표는 “시장이 되면, 중앙정부가 유료 백신 정책을 시행하는 경우 서울시에서 책임지고 모든 시민에게 무료 접종이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백신 확보 논란에 관해선 “백신이 몇 월에, 몇 명분이 들어오는지 정확하게 밝히고, 만약 공급이 촘촘하지 않다면 추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오후 9시 영업제한이 어떤 과학적 근거에 의해 정해진 것인지, 8시나 10시는 왜 안 되는지 의문”이라며 “식당 등에서는 9시 영업제한을 없애고, 규모와 관계 없이 공간의 30∼40% 수준까지만 운용하게 하거나 테이블 거리두기, 환기를 엄격히 하는 것 등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저는 시장에 당선되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 전까지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등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감염병을 전담하는 ‘상급종합병원급 제2서울의료원’ 건립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대표는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대구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관련 의료봉사 활동을 했다. 그는 “내 팔자가 바이러스 잡는 팔자인 것 같다”며 “의사로서 살아 있는 바이러스 잡다가, 컴퓨터 바이러스 잡다가, 지금은 낡은 정치 바이러스를 잡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야권에서는 “안 대표가 서울시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