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항공의 조종사가 운항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비상 착륙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9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26일 영국 국적기인 영국항공의 A320 여객기가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그리스 아테네로 향하던 중 스위스 취리히국제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컨디션 난조를 보이던 부기장이 상공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기 때문이다.
부기장은 기내에서 갑자기 “몸이 불편하다”며 기장에게 회항을 제안했다. 고민하던 기장은 아테네 도착 1시간을 남겨두고 출발 공항으로의 회항을 결정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부기장은 완전히 정신을 잃었고, 기장은 가까운 취리히공항에 비상착륙을 시행했다.
부기장은 취리히 도착 후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그의 컨디션 난조와 기절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비상 착륙한 승객들은 5시간 넘게 취리히 공항에서 대기했다. 이들은 다른 항공기로 갈아타 런던 출발 후 9시간이 지나서야 아테네국제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영국항공 대변인은 “고객과 승무원의 안전이 항상 최우선 순위에서 있으며, 아테네행 비행기 승객들은 어떠한 위험에도 노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영국항공 조종사가 기내에서 이상 증세를 호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아테네에서 런던으로 돌아가던 여객기에서 부기장이 유독가스 의심 물질로 인한 증세를 호소해 기장이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조종대를 넘겨받은 바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영국항공 직원들은 “기내에서 구토를 유발하는 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제기해 왔다. 2019년부터 영국항공 객실 승무원과 조종사들이 제기한 유독가스 관련 문제는 30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항공의 전 직원들은 회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기내 독성 물질에 의해 자신들의 건강이 위협받았다고 주장한다. 이 소송은 2012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영국항공 조종사 리차드 웨스트게이트의 가족이 주도하고 있다. 그의 가족은 “기내 유독가스로 인해 그의 건강이 악화됐고, 결국 약을 먹다가 죽음에 이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