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23일(현지시간) “올해 베들레헴에서 열리는 성탄 축하 행사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방문객들의 접근을 차단했다“며 “(행사는) 관계 공무원과 성직자 일부만 참석하는 것으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아랍뉴스(Arabnews)가 전했다. 베들레헴은 예수 그리스도의 출생지로 지금은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 지역에 위치해 있다.
아랍뉴스에 따르면 베들레헴은 현재 성탄을 축하하기 위한 기독교인들이 모여들고 있지만 예년과 같은 수준의 성탄 축하 행사는 열리지 않는다.
안톤 살만 베들레헴 시장은 “성탄 축하 자체는 취소될 수 없다. 다만 성탄 행사는 안전과 바이러스 감염 방지 차원에서 제한돼 열린다”고 말했다.
베들레헴은 매년 성탄절 시즌이면 전 세계에서 온 순례자와 여행객들로 붐빈다. 베들레헴시 당국은 예수탄생교회와 교회 옆 구유광장에 대형 성탄 트리 장식을 설치해 불을 밝힌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정부 관리, 수천 명의 순례객과 여행자, 베들레헴 주민들이 25일 자정을 기해 예배와 미사를 드린다. 올해는 행사 하이라이트인 인터내셔널 성가대의 찬양이 취소됐다.
팔레스타인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 대다수이지만 성탄 행사에는 라말라와 예루살렘, 가자지구 등에서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참석한다. 베들레헴의 경우 인구 20%가 범기독교인으로 구성돼 있다. 베들레헴 시장 역시 오스만제국 통치 시절부터 범기독교인이 맡아왔다. 현 살만 시장은 로마가톨릭 신자이다.
살만 시장은 “모든 사람을 위한 생명의 빛이 팔레스타인과 온 세계에 만연된 코로나19 팬데믹을 제거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랍뉴스에 따르면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3월 이후부터 12만여명에 달한다. 최근엔 서안지구 등지에서 확진자가 증가 추세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