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코로나’ 긴급봉쇄… 2시간 만에 결혼식 한 英부부

입력 2020-12-21 06:51 수정 2020-12-21 10:06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영국 런던의 번화가 리젠트 거리. AFP연합뉴스

전염력이 강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영국 정부가 런던 인근 지역에 ‘긴급 봉쇄령’을 내리자, 단 2시간 만에 결혼식을 올린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왓퍼드 출신의 클로이 콜린스(31)와 제이미 콜린스(29)는 특별한 결혼식을 올렸다. 부부는 “누구는 결혼을 준비하는 데 몇 년이 걸린다고 하던데 우리는 2시간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마치 꿈을 꾼 것만 같다”고 말했다.

부부는 전날 정부가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을 최소 2주간 긴급 봉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마자 당일 오후 10시 부랴부랴 유대교 회당에서 예식을 올렸다.

정부 지침에 따라 하객은 비록 15명밖에 부를 수 없었으나, 100명도 넘는 사람들이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으로 이들이 부부의 연을 맺는 순간을 지켜봤다. 아내는 “하객들이 여기 함께 있는 것 같았다”고, 남편은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초 이들 부부는 지난 9월 6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11월 22일, 12월 20일로 세 번이나 날짜를 연기했다. 그런 와중에 변종 코로나19 확산으로 결혼식 당일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것이다.

이에 결혼 주례를 맡은 랍비가 콜린스 부부에게 먼저 전화로 결혼식을 앞당기자고 제안했고,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려 2시간 만에 식을 치르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영국의 기존 코로나19 대응 단계는 3단계뿐이었지만 변종 바이러스 등장으로 봉쇄에 버금가는 조치를 적용하는 4단계를 신설했다. 4단계에서는 모든 비필수업종 상점과 체육관, 미용실 등은 닫아야 하고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경우 등교, 보육, 운동 등의 목적 외에는 집에 머물러야 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