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귀태’ 발언 배현진에 “소신은 대변인직 던지고 말해야”

입력 2020-12-11 09:20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현아 비상대책위원, 배현진 원내대변인. 뉴시스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거칠게 공격한 배현진 원내대변인을 향해 ‘소신 발언’을 하려면 당직에서 물러나라는 비난이 나왔다.

김현아 비상대책위원은 10일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배 원내대변인을 겨냥해 “원내대변인은 우리 당의 입이 되는 사람인데 ‘귀태’와 같은 저속한 표현을 썼다”며 “일개 의원이면 그럴 수 있으나 당의 원내대변인이기 때문에 발언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대위원은 “제 뜻과 잘못되게 비치더라도 지도부라는 자리에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본인 소신이라면 대변인직을 던지고 얘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 원내대변인은 지난 8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오를 사과하겠다고 한 김 위원장을 언급하며 “무책한 뜨내기의 변”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는 “비상 대책 임무에 충실하시고 처신을 가벼이 하지 않으시길”이라고 비판한 뒤 문재인정부를 향해 ‘귀태’(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배 원내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저잣거리 욕설에 가까운 표현”이라며 “즉각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고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배 원내대변인은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한민국 근간 곳곳을 무참하게 파괴 중인 이 정권이 국민의 노기 어린 외침과 절박한 호소에 완전히 무감해진 줄 알았다”면서 “그나마라도 느끼니 다행”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대국민 사과 문제가 당내 갈등으로 비화하자 “탄핵 사태 이후 우리 당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려 한다”며 반발 기류 진화에 나섰다. 그는 지난 8일 국회에서 3선 의원들과 만나 “내가 뭔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신해 사과하겠느냐. 그건 아니다”라며 “우리 당이 탄핵을 당하고 나서도 더딘 혁신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과 시점에 대해서도 “당에 무리가 가지 않는 날짜로 알아서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