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생강으로 건강지수 높여요, 환절기 면역 지키는 따뜻한 뿌리채소 ‘생강’

입력 2020-11-26 16:54

농촌진흥청이 추천하는 김치 양념소의 표준 배합비는 절인 배추 5kg을 기준으로 고춧가루 220g, 마늘 100g, 생강 50g, 젓갈 250g, 설탕과 깨는 25g, 찹쌀풀은 425g이다. 이 양념 비율을 맞추면 초보도 실패 없이 김치를 담글 수 있다. 김치는 많은 종류의 식재료가 어우러지는데 그중에서도 ‘생강’은 모양과 향기가 독특해서 단연 돋보인다. 생강은 김치에서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생강은 각종 채소와 젓갈의 잡내를 중화시키고 서로 어우러지게 하여 유산균 발효를 돕기 때문에 김치를 담글 때에는 반드시 넣어야 한다. 생강은 따뜻한 성질의 채소로 알려져 있어 겨울철에는 차로 즐겨 먹기도 하는데 제철 맞은 생강의 영양과 효능 그리고 생강 손질과 보관법 등을 알아보았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항암 식품 1위, 서울대학교 노화연구소가 선정한 면역력 증진 식품 2위, 중국의 공자가 식사시간 마다 즐기던 건강식품 등 많은 수식어가 붙은 약선 채소가 바로 ‘생강’이다. 우리의 <고려사>에서부터 생강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한국인은 아주 오래 전부터 생강을 재배하여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명한 한의학서인 동의보감에는 생강의 효능에 대해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없다. 담을 삭이며 기를 내리고 토하는 것을 멈추게 한다. 습기를 없애고 딸꾹질을 하며 기운이 치미는 것과 숨이 차고 기침하는 것을 치료한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따뜻한 성질의 생강은 다양한 효능 효과가 있어 예로부터 채소 이상의 귀한 대접을 받았다.

생강은 강력한 살균 및 항염 작용을 하는데 나쁜 균을 없애고 염증을 완화시키며 혈액순환을 돕고 뛰어난 항암작용도 한다. 생강 특유의 진저롤과 쇼가올이라는 매운 맛이 나는 생리활성물질의 뛰어난 약리작용 때문이다. 생강은 대표적인 감기예방 채소이기도 하다. 오한, 발열, 두통, 가래 등의 환절기 질환에 효과가 좋으며 해독작용이 뛰어나 식중독에 의한 복통, 설사 증상을 완화시킨다.

알싸한 매운맛과 강렬한 향을 가진 생강은 면역력을 높여준다. 체온이 1도 내려가면 면역력이 30% 정도나 떨어지기 때문에 생강의 체온 상승효과는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생강은 열을 발산시켜 장의 차가운 기운을 없애주고 장내 유익균의 생존과 증식을 유도하기 때문에 장을 건강하게 한다. 생강은 침 속의 디아스타제 분비를 촉진하고 단백질 분해 효소가 음식을 소화시켜 위를 편안하게 한다.

생강을 고를 때는 육질이 단단하고 황토색을 띄는 것이 좋다. 발이 굵고 넓으며 껍질이 잘 벗겨지는 것이 싱싱하다. 전체적으로 굴곡이 적고 매끄러우며 상처가 없는 것과 한 덩어리에 여러 조각이 붙어 있는 것이 좋다. 며칠 내로 잠시 보관하려면 흙이 묻어 있는 상태로 봉투에 담아 통풍이 잘되고 어두우며 서늘한 곳에 둔다. 생강을 갈거나 편으로 썰어 사용하기 쉽게 분류하여 냉동하면 편한데, 가격이 좋은 제철에 대량 구매해서 손질해두면 알뜰하고 편하다.

생강은 냄새를 잡는 특효 채소이다. 생선 비린내와 고기 누린내를 없애주기 때문에 각종 탕이나 조림 등에 빠지지 않는다. 생강은 얇게 썰어 편강과 같은 간식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생강차로 음용하기도 한다. 생강차는 감귤, 한라봉, 레몬, 자몽은 물론 대추 등과도 잘 어우러지므로 좋아하는 재료와 배합하여 겨울철에 건강차로 즐기면 좋다.

외국에서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생강쿠키를 먹는 문화가 있는데 일반적인 쿠키 반죽에 생강즙을 넣으면 향기롭고 영양 가득한 생강쿠키를 만들 수 있다. 생강청을 만들 때는 생강과 설탕 각 1㎏과 올리고당 200g을 준비한다. 얇게 저민 생강을 설탕에 버무려 소독한 병에 담고 올리고당과 설탕을 위에 덮으면 된다. 생강청은 3개월 후에 걸러 냉장 보관하며 먹는다. 요즘 SNS에서 인기가 많은 생강라테, 생강조청, 생강술도 만드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특히 생강술은 생강을 저며 소주나 청주에 그냥 담가두기만 하면 되는데 고기와 생선 요리할 때 요긴하게 쓰인다.

우리 땅의 건강한 기운을 가득 담은 생강은 지금 가장 맛있는 뿌리채소이다. 올해 우리 생강은 치밀한 조직으로 영양을 꽉 채워 맛과 품질이 우수하며 생산량도 풍부하다고 한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이다. 생강전국협의회에서는 서로 서로 방역수칙과 면역력을 지키고 우울감을 극복해야 하는 요즘, 음식으로 먹는 한약인 우리 생강을 매일 챙겨먹기를 권장한다. 양념 채소의 영역을 벗어나 일상의 다양한 맛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우리 생강으로 가족의 건강도 챙기고 추운 겨울도 따뜻하게 보내자.

디지털뉴스센터 이지현 el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