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호텔방 전월세, 서민들 닭장집 살라는 말이냐”

입력 2020-11-18 20:04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야당은 호텔 방을 전·월세로 공급하겠다는 정부·여당의 대책에 대해 “황당무계 그 자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관광지 호텔을 전·월세로 내놓겠다는 정부 대책 추진을 막기 위한 ‘관광지 호텔의 아파트 전환 금지법’ 발의 계획을 밝혔다.

하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텔과 주거용 아파트는 기본 구조나 주거 환경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건 맘 편히 아이들 키우고 편히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이지 환기도 안 되는 단칸 호텔 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관훈토론회에서 “금명간 국토교통부가 전·월세 대책을 발표할 예정으로 관광사업 위축에 따라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꿔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교통과 교육을 포기한 이 대표의 대책은 서민들한테 닭장집에서 살라는 말이나 똑같다”며 “잘못 끼운 부동산 대책, 더 이상 만신창이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우선 관광지역만이라도 호텔을 아파트로 개조하거나 편법으로 사실상 아파트인 레지던스호텔로 바꾸는 행태를 금지하는 법을 신속히 발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를 예로 들며 사실상 아파트인 레지던스호텔이 우후죽순 생겨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도 이 대표와 문재인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여당 대표가 진심으로 ‘뼈아픈 패착’이라고 반성했다면, 전·월세와 내집 마련의 사다리를 복원하가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많다”며 “우선 지난 7월 민주당 혼자 통과시킨 임대차 3법부터 원상복구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한 자신의 ‘희망22’ 사무실에서 ‘결국은 경제다-주택 문제, 사다리를 복원하자’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집중 공략, 2022년 대선을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또 “뼈아픈 패착을 야기한 23회의 부동산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며 “주택시장의 생태계를 무너뜨린 정책들은 모두 폐기하라”고 말했다. 이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고 택지를 공급하는 등 수도권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호텔방을 활용한 전월세 대책에 대해 “현재 하고 있는 정책”이라며 “영업이 되지 않는 호텔을 리모델링해서 청년주택으로 하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구입 의사를 타진하는 호텔이 꽤 있다”며 “접근성 좋은 지역의 호텔을 리모델링해 1인 가구를 위한 주택으로 전월세를 공급하는 것들이 지금까지 꽤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장관은 전세난 심화에 대해 “임대차 3법이 7월 말 통과됐고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9월부터이기에 시간을 갖고 조금 더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조만간 어려운 전월세 시장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