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에 특히 환호한 시장…“단점잡고 효과 높이고”

입력 2020-11-17 10:29 수정 2020-11-17 10:59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글로벌 증시가 환호했다. 지난 9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개발 소식에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뉴욕증시는 이날 모더나 소식에 종가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뿐 아니라 유럽 주요 국 증시도 일제히 상승장을 연출했다. 상품시장에선 금과 은값이 3% 정도 떨어졌다. 반면 원유값은 약 4% 올랐다. 달러 가치는 내렸다.

화이자의 백신 발표 1주일 만에 이어진 소식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기대감’ 을 넘어선 수준이었다.

열렬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모더나가 내놓은 3상 임상시험 예비분석 결과 내용에 있다. 투자자들은 모더나 백신의 3상 임상시험 중간 분석 결과 예방 효과가 94.5%에 이르렀다는 뉴스에 주목했다. 앞서 미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 예방률이 90% 이상이라고 알려진 것과 비교해도 더 높은 효과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의 샘 파젤리 제약 담당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날 블룸버그 방송에 출연해 “모더나가 공개한 효과 94.5%는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모더나가 보관과 유통에서 화이자보다 덜 엄격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는 “모더나 백신은 유통, 운송 기준이 덜 엄격하다. 이는 화이자 백신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모더나 백신은 표준 냉장 온도인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영하 75도 이하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에 비해 훨씬 실용적인 조건인 셈이다.

임상실험에서 진짜 백신을 맞은 이들 중 중증 환자가 나오지 않았던 점, 고령층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예방 효과가 나타난 점 역시 고무적으로 평가된 부분이다. 95개 사례 중 중증이었던 11사례가 모두 위약(가짜 백신)을 맞은 경우였다.

파젤리 분석에 따르면 모더나가 실험한 케이스 중 15사례는 고연령층이었다. 그는 “고연령층에서도 50% 정도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작용과 관련한 안전성 측면에서 모더나와 화이자 모두 최종 결과는 내놓지 않은 상태다. 모더나는 이날 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안전성에 큰 우려가 없다”며 “대체로 접종 부위 통증, 2차 접종 후 피로감, 근육통, 두통 등 경미한 정도의 부작용만 보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파젤리는 “모더나 백신에서도 일부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이 나타나긴 했으나 큰 문제라고 보기 어려운 정도”라고 설명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