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최고위원’ 박성민 “전시될 생각 없어, 할말 하겠다” [인터뷰]

입력 2020-09-01 10:20 수정 2020-09-01 10:34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만 24세, 대학생이다. 그를 소개하는 수식어 중 나이가 가장 먼저 언급되는 건 민주당 지도부 대부분이 50~60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나이만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에 오른 것은 아니다. 지난해 9월 공개 오디션으로 청년 대변인에 임명된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 용인시 청년정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여성가족부 청년참여 플랫폼 정책추진단 등에서 활동했다.

박 최고위원은 1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하는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했다. 전임 이해찬 당 대표 시절 최고위원회의가 ‘딴소리 안 나오는 회의’로 비판받아 온 점을 물은 데 대한 답이다. 당에 쓴소리한 의원은 김해영 전 최고위원이 거의 유일했다. 박 최고위원은 “사안에 따라서는 김 전 최고위원처럼 소신 있게 발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꼭 우리 당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목소리가 있다면 낼 것”이라고 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라고 말해 구설에 오른 데 대해 박 최고위원은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내에서 이런 발언이 나온다면 부적절하다는 것을 최고위 회의든 어디서든 지적할 것이다. 공개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서는 “당의 외부인이 아니다 보니, 어떤 마음으로 (의원들이) 말을 아끼는지 맥락이나 배경에 대해서는 이해가 된다. 다만 20대 여성으로서 당의 대처가 부족했다는 생각은 있었다”며 “피해자에게 가해지는 2차 가해에 대해 우리 당이 기민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얘기했어야 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우리 당이 피해자 처지에서 생각하고 함께한다는 정당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사용하는 언어도 감수성을 고려해 민감하게 써야 한다”며 “가만히 전시되려고 있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얘기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대답하고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신임 당대표가 31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낙연 당 대표에게도 ‘할 말 하는 최고위원이 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고 한다. 박 최고위원은 “어제 이 대표와도 소통했는데, 가감 없이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 대표도 그런 부분에 대해 수용성 있게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 것 같고, 그런 만큼 도와주실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박 최고위원은 학교에 다니면서 최고위원직을 수행할 계획이다. 그는 “수업이 온라인 강의로 진행돼 이동에 용이한 부분이 있다.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직접 듣고 전할 수 있기 때문에 병행이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며 “당무를 우선으로 하겠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