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자르면 죽을 것” 80년간 5m 기른 베트남 노인

입력 2020-08-26 17:56
80년간 머리를 기른 응우옌 반 찌엔(92). 영국 일간 가디언

머리카락을 자르면 목숨을 잃는다고 믿어 80년간 모발을 기른 노인이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80년 넘게 깎지도, 빗지도, 감지도 않은 응우옌 반 찌엔(92)의 머리카락 길이가 5m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남부에 있는 메콩 지역에 사는 찌엔은 “머리카락을 자르면 죽게 된다”고 주장하는 신앙 때문에 3학년일 때부터 머리를 자르지 않았다. 그는 학교에 다닐 때는 머리카락을 다듬어야 했지만, 3학년 때 학교를 떠난 이후 다시는 머리를 깎거나 빗거나 씻지 않을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찌엔이 믿는 종교는 베트남에서 사이비종교로 분류된 코코넛교인 ‘두아’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코넛교는 창시자가 코코넛만 먹으면서 생명력을 유지했다고 주장한 것에서 유래했다.

찌엔이 80년간 기른 머리. The Straits Times 제공

코코넛교에 따라 아홉 권력과 일곱 신을 숭배하는 찌엔은 주황색 터번으로 덮인 머리카락을 기르는 것이 그의 소명이라고 믿는다. 그는 “머리카락이 머리에 붙어서 머리 그 자체가 됐다”며 “신성한 힘으로부터의 부름을 듣고 내가 선택받았다는 걸 바로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뭔가를 바꿀 생각이 없다”며 “그저 머리카락을 건조하고 청결하게 유지하며 멋있어 보이기 위해 주황색 스카프로 감쌀 뿐”이라고 덧붙였다.

찌엔의 머리카락 관리를 돕는 다섯째 아들 루옴(62) 역시 한 남성이 끈으로 머리카락을 다시 붙이려다 숨진 것을 보고 머리카락과 명줄이 연결되어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금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