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미착용 濠여성의 적반하장… 단속 경찰에 욕설·폭행

입력 2020-08-14 16:05
‘여성 폭행’ 동영상 논란에 경찰 해명
마스크 필수 착용 지역에서 미착용
신원 밝히지 않아… 경찰에 욕설·폭행

지난 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이 내려진 호주 멜버른에서 경찰과 군인들이 공원을 순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호주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여성이 이를 단속하는 경찰관에 욕설을 하고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사건이 일어난 호주 빅토리아주에서는 현재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공공장소에서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1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 경찰은 성명을 내고 이날 오후 5시경 웰링턴가에서 일어난 사건의 내막을 설명했다. 남성 경찰관이 여성을 벽에 밀치는 내용의 동영상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경찰관들이 길거리를 순찰하던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20대 여성을 발견하고 신원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면서 “답변을 일체 거부해 현장에서 체포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현재 온라인에서 돌고 있는 사건 현장 영상에서 여성은 자신을 제압하는 경찰관을 향해 “숨이 막힌다”면서 “내게서 꺼지라(Get the f*** off me)”고 소리를 지른다. 현장을 중재하려는 여경에게 발길질을 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후 제압당한 여성은 경찰관을 향해 “내가 무슨 짓을 했느냐?” “도대체 무슨 짓이냐”고 덧붙였다. 영상 촬영자로 추정되는 남성은 경찰관에게 “그녀에게서 떨어지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이후 체포된 여성의 남자친구로 밝혀진 영상 촬영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이 마스크 착용 예외 대상자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관들이 우리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온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본다”면서 “그들은 우리를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성은 그러면서 “그들은 단순히 시비를 걸고 싶어 했고, 벌금을 물릴 구실을 찾고 있었으며 사람들을 괴롭히려 했다. 이건 불법 행위”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측은 성명에서 “경찰관은 여성이 신원을 밝힐 것을 거부한 뒤에야 체포 결정을 내렸다”면서 “마스크 착용 예외 대상이라는 사실 또한 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또 “여성이 물리적으로 과격한 행동을 했다”며 체포 이유를 설명했다. 여성에게 발길질을 당한 여경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 진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