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뜻이 무조건 의견 내는 걸로 바뀌었나” 서지현 검사 분노

입력 2020-07-29 10:57
서지현 검사가 지난해 1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미투1년, 지금까지의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서지현 검사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입장을 밝히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는 취지의 기사에 “무슨 말을 하든지 어떻게든 트집을 잡는다”며 비판했다.

서 검사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투운동 선구자 맞나요 … 서지현 검사 ‘내로남불’ 비판받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역시나 예상대로다. 무슨 말을 하든지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정치적으로 몰아가거나 공무원법을 위반하게 할 의도다”라고 비판했다.

서 검사는 이어 “내로남불이 ‘내가 아는 사건은 이야기하고, 모르는 사건은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정치적이라는 것이 ‘공무원이 국가공무원법을 준수하며 정치인 사건의 언급을 삼가는 것’으로, 미투가 ‘모든 성폭력 사건에 무조건 의견을 내는 것’으로 한국어 뜻이 바뀌었나”라고 지적했다.

서 검사는 “언제나 그렇지만 언론사 기자들은 분명 법적 상식이나 문해력을 갖추었을 테지만 글의 중요한 부분은 빼고 기사화하거나 글을 아예 왜곡하거나 법은 무시한 채 여전히 논란거리를 만들어내려고 한다”며 “기삿거리가 없어 저러나 딱하면서도 탄식이 절로 나온다. 남의 페북 글과 일부 댓글만으로 쓰는 글이 기사 맞나”라고 비판했다.

서지현 검사가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쳐

서 검사는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그는 “확인되지 않은 댓글로 기사를 빙자한 악의적 제목을 다는 것만으로 명예훼손 또는 모욕이 되겠죠? 민사손해배상이나 정정보도청구가 나으려나”라며 “수차례 설명을 했지만 이해 못 하는 척, 일방적이고, 모욕적이고, 악의적으로 쓰는 기사에는 정당한 대응을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서 검사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안태근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고발한 서 검사는 미투 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서 검사는 입장을 밝히는 대신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공무원이자 검사인 저에게 평소 여성 인권에 그 어떤 관심도 없던 이들이 뻔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누구 편인지 입을 열라 강요하는 것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었다”며 “여성 인권과 피해자 보호를 이야기하면서 이미 입을 연 피해자는 죽을 때까지 괴롭혀주겠다는 의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이들의 조롱과 욕설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