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부결 이후… “누구냐” 여야 한심한 이탈표 찾기

입력 2020-07-24 09:59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사진)과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 장관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이후 모여 이야기 나누는 미래통합당 의원들. 법무부 제공,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된 가운데,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이탈표가 누구냐’를 찾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추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 표결은 개표 결과 의원 292명이 참석해 찬성 109표, 반대 179표, 무효 4표로 집계됐다. 거대여당이 국회 의석을 지배하는 구도에서 추 장관 탄핵 소추안은 예상대로 부결됐다.

다만 범여권에서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돼 논란이 일었다. 미래통합당 의원 103명 중 하태경 박형수 의원이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통합당과 뜻을 같이 하는 무소속 의원 4명(홍준표 윤상현 권성동 김태호)과 국민의당 의원 3명 중에서는 윤상현 의원이 투표에 불참했다. 즉 범야권 110석 중 투표에 참석한 이는 107명인 셈이다.

변수는 무효표(4표)인데 ‘가’를 잘못 쓴 게 1표, ‘부’를 잘못 쓴 게 3표로 알려졌다. ‘가’를 잘못 쓴 의원이 107명 중에 하나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결국 범야권 찬성표는 106표다. 집계 결과 나온 찬성표는 109표이기 때문에 범여권에서 3표의 찬성표가 나왔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배현진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범 민주당 진영 내에서 최소 두 명 이상의 찬성표가 나왔다. 무효표로 나온 4표도 사실상의 찬성표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180석 완력에 취해 무덤가의 평화를 즐기고 있는 집권여당에 매우 치명적인 균열”이라고 평가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탄핵 소추안 표결 뒤 기자들과 만나 “기권표 4표도 사실상 찬성 아닌가”라며 “(찬성표까지 합쳐) 민주당 쪽에서 최소 6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표결에 176명 소속 의원 중 172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탈표가 없다는 의미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당 소속 의원 176명 중 4명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이탈표는 없고, 열린민주당 등 동참으로 반대가 179표 나온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도리어 야권에서 이탈표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통합당, 무소속 등 110명 제출안 탄핵소추안에 실제로 찍은 표는 109표였다”며 “올림픽 정신에 입각해 탄핵안을 냈다지만 정작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안 찍은 범인 1명은 누구냐”고 했다.

정 의원의 지적은 추 장관에 대한 탄핵안을 공동으로 발의한 국회의원 수와 실제 찬성표를 던진 의원의 수가 맞지 않아 야권에서 이탈표가 나왔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는 불참한 통합당 의원 수를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어서 정확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