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 승인한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의 가격이 1병당 390달러(약 46만원)로 책정됐다. 환자 1명이 6일간 치료받을 경우 약값으로만 2340달러(약 280만원)를 내야 한다.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를 만드는 미국의 제약업체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정부 의료 지원을 받는 환자가 정상치료를 받을 경우 2340달러를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상치료는 환자 1명에게 6일 동안 하루 한 병씩 렘데시비르를 투입하는 코스다.
정부 지원이 아닌 개인 보험을 든 환자에게는 6일 치료에 3120달러(약 374만원)가 책정됐다. 1병당 520달러(약 62만원)로 정부 지원에 비해 비싸다. 길리어드 측은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코로나19 환자의 약 90%가 평균 5일정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렘데시비르는 미 국립보건원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회복 기간을 30% 이상 단축한 것으로 나타나 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한국 정부도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에 렘데시비르 투여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임상 결과에서도 치료기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렘데시비르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당초 렘데시비르의 적정 가격은 6일 치료 기준 5000달러 안팎으로 예상됐다. 개발 및 임상시험에 들어간 비용 등을 모두 감안한 금액이다. 그러나 영국의 염증치료제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렘데시비르 가격이 소폭 떨어졌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