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1승 못한 채…인유, 임완섭 감독과 결별

입력 2020-06-28 17:22 수정 2020-06-28 17:23
28일 사임한 인천 유나이티드 임완섭 감독이 지난 2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잔디를 응시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임완섭(48) 감독이 성적 부진 끝에 결국 사임했다. 팀의 체질 개선을 염두에 두고 야심차게 데려온 감독이었던만큼 인천이 다음 감독으로 누구를 선임할지, 팀의 방향은 어떻게 새로 꾸릴지가 관심사다.

인천은 28일 “최근 팀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힌 임 감독이 구단과 상의 끝에 지휘봉을 내려놨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6일 부임한 지 143일만이다. 인천 관계자는 “임 감독이 전날 언론 인터뷰 뒤 본인 스스로 압박감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 사직서를 냈고 사실상 수리가 됐다”고 밝혔다.

인천은 올 시즌을 앞두고 명예감독으로 물러난 유상철 감독을 대신해 임 감독을 데려왔다. 올 시즌 보다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해 강등 위기에서 일찌감치 비껴나려는 의도였다. 임 감독은 지난해 K리그2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의 안산 그리너스를 지도하면서 5위까지 팀을 끌어올리는 등 돌풍을 일으켰던 바 있다.

인천이 임 감독을 데려온 건 임 감독이 안산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던 스리백 전술을 인천에도 정착시키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안산에서 스리백의 중심이었던 김연수를 데려온 임 감독은 프리시즌부터 선수단을 스리백 위주로 훈련시키고 실제 시즌 개막 뒤에도 계속해서 스리백 전술로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시즌 초반 두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게 전부였다. 나머지 7경기에서 12실점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경기 내내 잘 지키다가도 순간적으로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면서 상대 공격수 침투를 지켜보기만 하거나 무리한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주는 일이 반복됐다. 여태 당한 7연패 기록은 인천 창단 이래 최다 연패다.

공격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전 공격수 케힌데의 부상을 굳이 꼽지 않더라도 나머지 공격진의 활약도 9경기 3득점에 그쳤을 정도로 극히 부진했다. 인천은 현재 케힌데를 대체할 외국인 공격수를 찾는 중이지만 감독이 자리를 떠난 지금은 이마저 쉽지 않은 작업이 될 전망이다.

임 감독에 이어 일단 남은 시즌을 누가 지도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임중용 수석코치가 일단 감독대행으로 팀을 맡아 이끌 가능성도 있다. 인천 관계자는 “내일 오전 중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감독 선임이 당장 어려우면 수석코치가 대행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