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병을 오래 앓고 있다면 근력 감소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정상인 보다 근력이 감소할 위험이 남성은 1.9배, 여성은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 이상윤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신장 영양학 저널(Journal of Renal Nutrition)’ 최신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4~2017년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만8756명(남성 8503명, 여성 1만253명)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성 신장병과 악력(쥐는 힘) 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과거 병력과 혈액검사를 통해 계산한 사구체여과율(eGFR) 수치를 이용해 만성 신장병의 유병 여부를 판단했다. 또 디지털 악력계를 이용해 측정한 참가자의 악력 수치를 건강한 성인의 표준치와 비교해 근력 감소의 유병률을 도출했다.
그 결과 전체 대상자의 4%가 만성 신장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신장병이 없는 대조군의 경우 단 6.2%에서 근력 감소가 확인된 데 반해, 만성 신장병 환자에서는 4배가 넘는 25.2%가 근력 감소 소견을 보였다.
특히 연령과 만성질환 등 혼란 변수를 조정한 결과 만성 신장병 환자인 경우 정상인에 비해 근력 감소가 나타날 위험이 남성은 1.9배, 여성은 1.6배 가량 높게 나왔다.
이상윤 교수는 27일 “이번 연구는 만성 신장병과 근력 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대규모 샘플을 통해 밝혀낸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신장의 기능 장애로 인해 나타나는 포도당 흡수 및 단백질 분해 기능 약화가 신체 근육량 감소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음식 등을 통해 섭취된 포도당과 단백질은 근육 생성에 큰 역할을 한다.
이 교수는 “근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신체활동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기초대사량이 감소해 비만 또는 각종 성인병의 발생 위험도 상승하게 된다”며 “신장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는 적절한 식이 및 운동을 통한 근력 관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