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와중에…美 동부 ‘50년만의 최악 황사’

입력 2020-06-25 15:59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비치의 코로나19 워크인 진료소에서 24일(현지시간) 의료진이 한 시민으로부터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동부 지역에 50년만의 ‘괴물 황사’마저 예보돼 비상이 걸렸다.

CNN방송 등은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발생한 최악의 먼지구름이 이르면 25일 미국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황사는 이번 주말 텍사스, 루이지애나, 플로리다 주를 비롯해 동부 일대까지 뒤덮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하라 먼지구름은 사하라 사막 상공의 건조한 공기층 때문에 발생하는 기상 현상으로 매년 6월 말~8월 중순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올해는 특히 많은 사막 먼지를 머금고 있어 ‘고질라’라는 별칭이 붙었다.

클레어 라이더 영국 자연환경조사국(NERC) 연구팀장은 CNN에 “이렇게 농도가 높은 사하라 먼지구름이 미국 상공까지 도달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면서 “지금까지 관찰한 것 중 가장 큰 규모의 먼지구름”이라고 말했다.

황사가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는 코로나19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잇달아 나왔다. 먼지구름의 경로에 있는 플로리다 주와 텍사스 주에서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레고리 웰니어스 보스턴대 환경보건학 교수는 “대기오염과 코로나19 사이에 잠재적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다”면서 “호흡기 질환자의 증가는 코로나19로 과부하가 걸린 의료 시스템에 더욱 부담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머스 길 텍사스대 지질학과 교수는 NBC에 “먼지와 같은 미세 입자를 들이마시는 것은 호흡기 건강에 좋지 않으며, 특히 호흡기가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더 치명적”이라면서 “먼지구름이 지나가는 지역의 주민들은 대기오염 경보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공중보건 권고사항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