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그늘막에 쉴 곳이 있네?”…주민들의 따뜻한 배려로 만들어진 ‘쉼표의자’

입력 2020-06-10 16:53
서울 중구 황학동 횡단보도에 설치된 쉼표의자

깜박깜박 파란불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불편한 몸으로 위태롭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르신들을 위해 황학동 주민들이 나섰다.

서울 중구(구청장 서양호)는 황학동에서 횡단보도 신호 대기시 보행약자들이 잠시 앉아 쉬어갈 수 있는 ‘쉼표의자’를 설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어르신뿐만 아니라 어린이, 임산부, 장애인 등 누구나 앉아서 쉴 수 있다.

황학동 그늘막 1개소마다 2개씩 그늘막의 주기둥에 설치된 총 18개의 ‘쉼표의자’는 여름철에 국한되지 않고 4계절 이용이 가능하다. 필요할 때마다 적은 힘으로 손쉽게 당겨 펴서 앉을 수 있도록 접이식으로 제작해 통행에 불편을 최소화했다. 또한 의자 부분은 고급목재로 제작해 여름철 표면 온도 상승을 막고 주위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에도 신경썼다.

쉼표의자는 아프고 불편한 다리로 인해 상대적으로 횡단보도 대기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어르신 등 보행약자를 위한 황학동 주민들의 배려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잠시나마 휴식을 제공하고 무단횡단이나 신호 위반 등을 예방해 안전한 보행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쉼표의자는 황학동 어르신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역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추진한 사업이다. 앞으로도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살기 좋은 중구를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