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주지사 “뉴욕시 주민 5명 중 1명은 이미 감염”

입력 2020-04-24 11:38 수정 2020-04-24 13:44
미국 뉴욕의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뉴욕시 거주자 5명 중 1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있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1300명가량의 뉴욕시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코로나19 항체 검사 분석 결과, 21%의 검체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주 전체에서 30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14%에 달했다.

이번 검사는 뉴욕주 내 19개 카운티 40여 곳의 식료품점, 슈퍼마켓 등을 방문한 고객을 무작위로 선정해 이뤄졌다.

뉴욕주는 코로나19 항체 보유자를 찾아내기 위해 대상을 무작위로 선정해 광범위한 항체 검사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시행된 검사 결과를 토대로 계산하면 뉴욕시에만 170만명, 주 전체에는 270만명이 이미 감염돼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현재 공식 통계상 확진자 수인 25만명을 아득히 뛰어넘는 수치다.

쿠오모 주지사는 그러면서 “이 통계가 사실이라면 뉴욕주의 코로나19 치명률은 0.5% 정도로,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감염자 수치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항체 검사의 정확도가 낮아, 이에 과도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일었다.

드미트리 다스칼라키스 뉴욕시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22일 “항체 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져 부정확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초에 검사 대상이 실질적으로 무작위가 아니었다는 비판 또한 나온다. 슈퍼마켓에 방문한 고객은 자택 대기자보다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이 높고, 야외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건강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쿠오모 주지사는 이번에 시행된 예비 검사가 어떤 의미를 지니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하며 말을 아꼈다. 검사 결과는 향후 감염률을 추산하는 데 있어 기초 자료로 쓸 것이라는 게 주 당국의 설명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4일 기준 87만명에 육박한다. 사망자 또한 곧 5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