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과 불법촬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구 수성구 스타 강사 A모(38)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23일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연우)는 여성과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 범죄 처벌 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과 5년 동안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했다.
A씨는 몰래카메라 범죄와 관련해 2번 기소돼 각각 징역 4년과 3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2개 사건을 병합해 심리했고, 검찰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명문대 박사 출신으로 대구 유명 학원 강사인 A씨는 앞서 수년간 항거불능 상태인 여성 10여명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수십 차례에 거쳐 촬영하고,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배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월 40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며 대구 수성구 고급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페라리 등 고급 승용차를 몰고 나가 여성들을 유혹한 뒤 성관계를 가지고 이 장면을 자택에 몰래 설치한 카메라로 불법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컴퓨터에서는 2013년부터 올해 초까지 900GB(영화 400편 분량)의 동영상이 나왔다. 영상에서 얼굴이 확인된 여성은 30명이 넘는다. 그는 지난해 초 자기 집에 찾아온 한 여성이 컴퓨터 외장 하드에 보관 중인 영상을 발견하고 신고하는 바람에 덜미를 잡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해 자신의 성적 만족수단으로 삼아 죄질이 나쁘고, 피해자들이 극심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가운데 1명이 자신이 이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진 뒤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빠 이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 범행 장면을 지켜보면서 말리거나 신고하지 않은 혐의(준강간방조)로 기소된 친구 B씨에 대해서는 “범행에 적극 가담하거나 공모한 것으로 보이지 않아 1심 형량은 적절하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그는 1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검찰만 항소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