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 돌려 트럼프 때린 WHO “미국에 감춘 것 없다”

입력 2020-04-21 04:56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미국에 감춘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HO를 향한 불신을 지속해 표현하자 이를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관계는 오래됐다. 우리는 늘 함께 협력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CDC 직원들이 WHO에 있다는 점은 우리가 미국이 원하는 정보로부터 감춘 것이 전혀 없다는 뜻”이라며 “WHO는 개방돼 있으며 비밀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CDC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같은 메시지를 즉시 받는다”며 “그것이 (질병 통제를) 빨리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밀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생명과 즉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의 이같은 대답은 전날 나온 워싱턴포스트(WP) 보도를 긍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WP는 “WHO에 파견된 미국 전문가들이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본국에 실시간으로 전달했다”고 했다. WHO가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의 편을 드느라 사태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