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W자’ 횡보하다가 하반기에 본격 회복할 것이다.”
12일 국내 8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올해 증시에 미칠 여파를 이렇게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주 유선회의를 통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증권 센터장들의 간담회를 주최한 결과다.
이들 8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로나19 확산세의 진정에 증시 향방이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센터장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코로나19 진정여부가 향후 증시의 핵심 변수”라며 “코로나 확산 완화 시 경제활동이 조기에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세를 이룬 건 ‘하반기 상승론’이었다. 8개 증권사 센터장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 하반기에 본격 랠리가 시작될 거라고 전망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로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도 “회복 단계에서는 유동성 공급에 따른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도 “올 상반기는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하반기는 누적된 정책효과와 이연소비가 나타나며 증시 상승이 재개될 전망”이라며 “글로벌 경기는 2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한 U자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시 상승론을 지탱하는 건 각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이번 위기는 코로나 락다운(봉쇄·Lockdown)에 의한 이례적 충격으로, 역사상 가장 짧고 굵은 침체일 가능성이 높다”며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 효과로 하반기 이후 경기 및 증시 장기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도 “올 2분기까진 증시가 ‘W자’형 횡보 국면을 보이다가 하반기 이후 유동성 장세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를 하지 않던 사람들이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된 이후 그동안의 소비를 몰아서 하는 ‘억압수요(pent-up demand)’ 현상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올 하반기부터는 그간 소비 중단에 따른 억압수요와 정부의 유동성 공급영향 등으로 기업이익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상장사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2% 중반을 유지하고 있어 주가 하방경직성도 어느 정도 확보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각도 제기된다. 신동준・유승창 KB증권 센터장은 “여름이 되면서 코로나 확산세 둔화와 일부 소비 회복 등의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업이익 하향과 올 겨울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은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센터장도 “장기적 관점에서 증시는 현재의 경제적 충격을 복원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복원 강도에 따라 증시방향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